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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민주화시위 성공 사례-유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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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군정과 독재는 70년대 이후 개도국에서 시민의 힘에 의해 무너졌다.일부 군정및 독재 세력은 시민혁명을 뒤엎으려는 반동을 기도했으나 깨어난 시민세력은 이를 단호히 분쇄,쿠데타 세력과 독재자들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워 역사의 정의를 당대에 실현했다.마오쩌둥(毛澤東)의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로 바뀌게 만든 70,80년대의 각국 시민혁명사를 정리한다.
[편집자註] 집권 6년동안 변혁의 물결을 주도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은 흑해연안 크림반도에서 여름휴가중 91년8월19일 소련군부등 강경보수세력에 의해 발생한 쿠데타로 연금됐다.쿠데타세력은 국가비상위원회를 구성한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겐나디 야나예프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자유를 경험한 시민들의 자유수호 의지가 쿠데타를 물리쳤다.모스크바 시민들은 쿠데타가 발생하자마자 이에 반대하며 러시아 시의회건물로 몰려들었다.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이들이 동원한차량및 그를 지지하는 군병력 장갑차위에서 국가비 상위원회에 저항하는 총파업을 촉구했다.
곧이어 반쿠데타 저항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모스크바에선 15만명,레닌그라드에선 20만명의 시위대가 「쿠데타 반대」를 외쳤다.전국탄광파업이 시작되고 군하부조직이 이탈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쿠데타군 탱크의 진입을 막기위해 「인간사슬」을 만들었고 바리케이드도 설치했다.결국 쿠데타세력은 개혁.개방으로 달라진 소련사회의 변화를 실감하며 3일만에 물러서야 했다. ***스페인 81년2월 소수 군장교에 의해 일어난 쿠데타가 불발로 끝난 것은 후안 카를로스 국왕의 민주개혁에 대한 의지와 민주정치에 대한 국민적 갈망 때문이었다.당시 쿠데타 주동세력은 마드리드 번화가에 있는 의사당을 점령하고 카를로스 국왕을 찾아가 헌정을 중단하고 자신들의 임시군사정부수립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해온 카를로스 국왕은이를 단호히 거부,국민의 신뢰를 얻었고 스페인의 각 언론들도 군의 정치개입 불참을 호소,군이 끝내 동요하지 않음 으로써 소수장교에 의한 쿠데타는 미수에 그치고 만 것이다.
국왕이 군부의 정치개입을 일선에서 막긴 했으나 본질적으로는 40년전의 처참했던 시민전쟁과 프랑코의 40년 장기독재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일궈낸 민주주의의 성공작이었다는 분석이다.
정태희,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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