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잡자"국민회의 창당후 처음 장외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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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민회의와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신당창당이래 그토록 주저해오던 장외집회투쟁을 27일 선언하고 나섰다.장외투쟁은 의미가 크다.金총재는 그 휘몰아치던 비자금소용돌이 속에서도 당이 건의해온 특별당보 배포등 장외행사를 막았다.「장내투쟁」 이라는 원칙을 지키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의 결정에 순순히 동의했다.회의는 옥외집회전에 공청회도 열기로 했다.
金총재는 수권능력이 있는 정당이라는 면모를 알리기 위해 장외투쟁은 적극 말려왔다.중산층을 향한 이미지 개선도 고려했다.
그러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휘몰고 가는 정국에 자칫하다가는 집권은 고사하고 중도에 고사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그만큼 연말정국은 가팔라졌다.국민회의는 방향선회에 대한설명에 주저함이 없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선자금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특별검사제.중대선거구같은 위중한 상황이 더 얹혀졌다』고 설명했다.
국민회의가 장외투쟁을 결정한 것은 원내대응만으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자칫 순박하게 대처했다가는 특검제는 물론 金대통령의 대선자금이란 이슈도 증발해버리고「20억원」만 남게되는 재앙적 상황이 될 지 모른 다는 우려가있는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장외집회는 사실상 내년 4월총선을 겨냥한 유세전의 시작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권노갑(權魯甲)지도위원은 회의에서 『요즘 지구당 창당대회때 500여명에서 2,000~3,000명이 모인다.날씨가 문제지만거당적으로 하면 10만명은 모일 수 있다』며 세과시를 강조했다.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은 『우리의 장점은 대중동원능력에 있다.우리에게 대중적 지지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옥외집회가 필요하다』고 분위기를 유도했다.
투쟁방법뿐만 아니라 金총재는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지금까지 그는 5.18책임자의 문책에 대해 『진상은 규명하되 처벌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이는 일단 사법처리는 하되 사면.복권을 하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지구당대회에서 『학살관련자 전원을 빠짐없이엄중 처단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더이상 사면.복권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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