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변덕을 부려도 여름은 여름이다. 무더위에 짜증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요즘, 집안 분위기라도 바꿔 체감온도를 낮추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13년 경력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권순복(41)씨는 “여름의 대표 컬러는 여전히 화이트”라며 그녀의 새 스튜디오에서 각종 패브릭·소품을 이용한 여름 장식을 선보였다.
❶ 침/실/ 로맨틱하게
청량감이 느껴지는 민트 컬러가 방 전체를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부드러운 곡선과 조각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쉐비 클래식 화이트 가구를 배치해 로맨틱함을 표현했다. 침구는 천연소재로 갖춘다. 단연 면이 최고다. 바람이 잘 통하고 흡수력이 좋아 햇볕이 잘 드는 창가 옆에 두면 금세 보송보송해진다. 단 쿠션은 밋밋한 사각형·원형보다는 레이스나 러플이 달린 디자인이 주변 가구와 어울린다. 침대 주변에 2인용 패브릭 소파나 작은 테이블을 놓아 공간을 채우고 샹들리에나 촛대 등 소품으로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덜 화려하며 옥스퍼드보다 덜 투박해 의자 커버링으로 적당하다. 또 먼지가 덜하고 디자인이 매끈하게 떨어진다.
❷ 거/실/ 내추럴하게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생동감을 집안으로 들여놓자. 널따란 창문에는 ‘노방(老紡, 노인이 명주실을 뽑아 만든 비단이란 뜻으로 얇게 편직으로 짠 여름용 생사)’을 이용해 가벼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의 커튼을 단다. 실크나 벨벳은 잠시 잊어도 좋다. 반대편 풍경이 어렴풋이 비치는 하얀색 시스루(see-through) 소재의 하늘거림 위에 폭이 좁은 리플(ripple)로 컬러감을 준다. 리플은 잔 물결 모양의 요철이 있는 면 또는 레이온으로 여름용 드레스나 파자마·속옷 등에 많이 쓰인다. 소파는 패브릭보다 가죽커버가 어울린다. 팔·다리에 닿는 시원한 느낌은 물론 공간의 무게감을 실어준다. 차가운 느낌은 패브릭 쿠션으로 보완한다. 면이나 마 소재에 과감한 식물 패턴을 사용하되 색상은 2~3가지로 제한한다. 소파 옆으로 심플한 디자인의 플로어 스탠드를 세우고 대나무 매트와 접시 등을 티 테이블에 올려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❸ 주/방/ 투명하게
벽은 물론 개수대·수납장을 비롯한 주방가구 일체가 온통 하얗다. 테이블 위엔 포슬린 제품의 그릇과 상아로 만든 커트러리, 지중해의 투명함을 닮은 푸른 빛 유리잔이 놓여있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지중해 스타일이다.
주방벽은 대체적으로 타일을 붙이지만 한 번 시공하면 떼내기 번거롭다. 다양한 변화를 주고 싶으면 스티커나 페인트를 활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수성페인트는 기존 색상 위에 두 번만 덧칠하면 원하는 색상을 얻을 수 있어 자유롭다. 하지만 물 사용이 많은 공간인 만큼 쉽게 얼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인테리어 스티커는 초보자도 간단하게 시공할 수 있다. 모티브만 살린 단조로운 패턴이 쉽게 질리지 않는다. 알파벳을 이용해 글자를 써 넣을 수도 있고 샹들리에처럼 실제 제품을 설치한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테이블 의자는 베이지색 린넨. 린넨은 면보다는 고급스럽고 샤틴보다는 덜 화려하며 옥스퍼드보다 덜 투박해 의자 커버로 적당하다. 또 먼지가 덜하고 디자인이 매끈하게 떨어진다.
❹ 현/관/ 클래식하게
블랙&화이트 컬러가 대조를 이룬다. 다마스크 문양의 실크 엠보(입체무늬)벽지와 몰딩 처리한 페치카 ,그리고 베네치안 거울(유럽풍 디자인이 가미된 프레임 없는 거울)이 고전적이다. 페치카는 안에 마른 장작을 쌓아 올려 데코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철망으로 문을 해 달으면 부츠나 장화를 넣어두는 알뜰 수납장이 되기도 한다. 크리스탈 또는 유리로 만든 촛대나 꽃병은 대리석 질감의 폴리싱 타일과 조화를 이룬다.
요즘엔 현관 한 켠에 작은 스툴과 책꽂이를 두어 휴식 공간으로 쓰기도 한다. 우산꽂이나 지저분한 물건 등은 파티션으로 가려주면 깔끔하다.
권순복은…
각종 매체의 인테리어 스타일링과 패션화보 작업을 비롯해 기업광고·브랜드 론칭 행사 데코레이션 및 모델하우스 시공을 맡아 왔다. 현재 CJ캐털로그와 옥션 웹지·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사보를 제작하고 있으며, GS 홈쇼핑·현대홈쇼핑 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