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당시 전두환씨 만나 광주에 군투입 중단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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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은 23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사건과 관련,『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건전모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金추기경은 이날 서울대를 처음 방문,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교회의 사회참여」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전직대통령비자금사건 이후 정치권이 이전투구양상을 보이는 현시국을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현단계에서 교회가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金추기경은또 『이번 사건은 처리결과에 따라 국민적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국민이 이 나라에 법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金추기경은 이와함께 12.12와 5.18등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에 얽힌 뒷얘기를 비교적 담담하게 털어놨다.
金추기경은 『10.26사건 전에도 전두환(全斗煥)장군을 만난적이 있으며 12.12사건이 일어난 다음해 1월1일에 全장군이나를 찾아왔다』고 밝혔다.金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이런 어려운상황에서 정승화(鄭昇和)계엄사령관을 체포한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全장군은 아무 말이 없었지만 후에 다른 사람을 통해『대단히 섭섭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추기경은 말했다.
金추기경은 『5.18보다 괴롭고 비참한 적이 없었다』며 끔찍한 사건을 접해 全전대통령과 연락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미국측과도 연락을 위해 뛰어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金추기경은 80년 5월20일 안가에서 全전대통령을 만나 『더이상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광주에 병력을 투입해서는 안된다』는요지의 말을 전했으나 全장군은 광주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듣느라정신이 없어 대화가 중단됐다고 말했다.全장군은 『광주는 이미 내란상태다.국방부로 가봐야겠다』는 말을 남긴채 자리를 떴다고 金추기경은 덧붙였다.
이무렵 이희성(李熺性)당시계엄사령관이 金추기경을 찾아와 『되도록이면 병력을 광주에 투입하지 않겠다.내가 계엄사령관으로 있는 한 군인의 정치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金추기경은전했다.金추기경은 『李장군은 믿지만 다른 사람도 개입 하지않을것인가』라고 반문했고 李씨는 『전두환씨를 말하는가.(그의 정치개입은)확신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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