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이원조씨 某種폭로설 "뭔가 있나" 분위기 술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금진호(琴震鎬).이원조(李源祚)씨 주변이 심상찮다.노태우(盧泰愚)씨 부정축재 사건이 盧씨 구속을 계기로 막바지 고비를 넘는 가운데 두 사람 주변에서 모종의 폭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6공시절의 비리.상납구조에 정통한 사람들이다.
盧씨의 손아래 동서인 금진호의원은 6공때부터 숱한 특혜설에 연루돼 왔다.
예를 들어 경부고속철도 기종이 프랑스의 테제베(TGV)로 결정된데는 琴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게 재계의 증언이다.
李씨는 은행감독원장을 지내던중 盧씨에 의해 두차례나 집권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임명됐다.李씨가 이렇게「존중」받은 것은 13,14대 대선에서 집권당후보에게 수천억원대의 선거자금을 모금해준 때문이라는게 야당의 주장이다.
검찰이 두 사람에 대한 소환수사방침을 시사하자 민자당의 92년 대선자금 모금과정을 있는 그대로 밝힌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폭로설을 흘린뒤 막후 절충을 갖고 있다는 말도 있다.민자당은 이런 시각 자체를 부정한다.
이들을 소환한다 해도 盧씨 비자금 조성과정에서의 역할을 수사한다는 것일뿐 기업들로부터 모은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수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검찰도 李씨의 경우 盧씨의 구속영장에서 밝혀진 사례등 재벌 1~2명으로부터 돈을 받아 盧 씨에게 전달한 혐의만을 강조하고 있다.
李씨와 琴씨는 현재 대리인을 시켜 간접대화만 하고 있다.상당히 강경하다.
琴씨 측근은 21일 『검찰이 琴의원을 시정잡배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비자금 조성이나 착복.협박.공갈부분은 조사항목에도 없었으며 의원직 사퇴.탈당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전했다. 李씨측도 만만찮다.측근은 李씨가 「세심하고 치밀한 사람」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얼마전 양산 통도사에서 목격되었다는 방송보도의 사실여부를 묻자 『그럴 리가 있느냐.나도 연락은 닿지 않지만 그렇게 치밀한분이 사람 눈많은 곳에 다닐리 없다』고 단언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쥐꼬리만한 걸 가지고 구명(救命)을 도모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전직대통령인 盧씨를 구속하는 마당에 두사람이 뭘 가지고 협박을 할 수 있느냐며상당히 격앙된 표정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李씨가 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수사때도 무사통과한 전례를 들어 「뭔가 있긴 있다」는 쪽이다.
두 사람이 정말 뭘 가지고 있는지는 검찰이 수사를 해봐야 할것같다.소환결과 사법처리까지 간다면 폭로설.협박설은 희미해질 것이다. 현재 분위기로 보아 이들의 구속은 당연하다는 추세다.
다만 무슨 혐의로 이들을 구속하느냐가 문제인 것같다.
이 테두리안에서 상호간 조율이 있을 것이며 폭로설은 가벼운 처벌을 노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현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