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담-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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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사카 APEC 정상회의는 일요일인 19일 오전9시10분쯤부터 18개 회원국 정상및 대표들이 회의장인 오사카성(城)영빈관에 차례로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
각국 정상들은 지난 1,2차 회의때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토론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관례에 따라 넥타이를 매지않은 간편복 차림으로 수행원 5명만 데리고 속속 도착.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당초 여덟번째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대통령이 늦게 도착해 오전9시20분쯤 일곱번째로 도착,캐주얼 차림으로 현관까지 마중나온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와 반갑게 악수.
이어 오전9시30분쯤 회원국 정상들이 모두 도착하자 무라야마총리가 『영빈관 남쪽으로 나가 기념촬영을 하자』고 제의함에 따라 정상들은 차례로 영빈관 뜰로 이동.
…오전9시45분쯤 정상회의장에 입장한 각국 대표들은 이번 회의의 의장인 무라야마총리를 중심으로 원탁에 정해진 자리에 앉은뒤 동시통역으로 회의를 진행.
각국 대표들의 자리는 APEC 의전에 따라 정해지는데 무라야마총리의 옆에는 지난해 의장국이었던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대통령과 내년도 의장국인 필리핀의 라모스대통령이 앉았으며 金대통령은무라야마총리의 왼쪽 여덟번째인 홍콩과 말레이시아 정상 좌석 사이에 착석.
회의는 먼저 무라야마총리의 모두발언으로 시작,각국 정상들이 돌아가며 5분여씩 기조발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金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지난해 의장이었던 수하르토대통령 다음으로 발언순서가 잡혀 우리측 관계자들은 사실상 첫 발언자라 며 흐뭇.
金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시애틀회의에서 초석이 놓였고 보고르회의에서 기둥이 세워졌다면 이번 오사카회의에서는 지붕을 마련한 셈』이라고 APEC의 성장과정을 건축에 비유.
…점심식사를 마친 각국 정상들은 오후1시40분쯤 무라야마총리의 안내로 영빈관앞 정원으로 나와 가볍게 산책한뒤 둥글게 배치된 아홉개의 2인용 목제 다도탁자에서 일본차를 마시며 환담.
金대통령은 왼쪽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오른쪽의 볼키아 브루나이국왕과 날씨와 건강등을 화제로 환담했는데 간간이 두 정상의 어깨를 두드리며 환하게 웃는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
오후 회의시간이 가까워오자 정상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으로 향했는데 이때 金대통령이 입구에서 마주친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에게 『잠시 정원으로 나가 산책이나 하자』고 제의했고 江주석은 이를 흔쾌히 수락.
두 정상은 정원을 거닐면서 지난주 江주석 방한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으며 대화도중 파안대소를 하거나 박수로 화답하는등 무척 친숙한 모습.
오후회의를 마친 뒤 무라야마총리는 회원국 정상을 대표해 회원국의 무역.투자 자유화를 위한 「행동지침」을 추인하는 공동선언문을 약 10여분동안 낭독했고 金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은 박수로 이를 환영.
…정상회의를 끝내고 숙소인 로열호텔로 돌아온 金대통령은 오후5시부터 호텔2층 사쿠라룸에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을 접견하고 한-미관계와 대북문제등 양국 관심사에 관해 협의.
金대통령은 『지난 7월 워싱턴에서 6.25참전기념비 제막식 이후 4개월만에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고 고어부통령은 『클린턴대통령이 꼭 참석해 각하와 여러가지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했는데국내사정으로 오지못해 몹시 안타까워 하더라』고 클린턴대통령의 안부를 전달.
金대통령은 지난주 방한한 江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고『아태지역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미-중관계 발전이 긴요하다』고 했으며 고어부통령은 『미-중관계에서의 한국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명.
30여분간 진행된 회동에는 우리측의 공노명(孔魯明)외무.박재윤(朴在潤)통상산업장관과 청와대 한이헌(韓利憲)경제.유종하(柳宗夏)외교안보.윤여준(尹汝雋)공보수석등이 배석했으며 미국측에서는 캔터무역대표와 레이니 주한 미대사.커터 대통령 경제보좌관등이 배석.
오사카=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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