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登輝 총통은 대만의 노태우"야당,한국모델따라 사직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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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만 야당이 내년 3월 사상 첫 총통직선을 앞두고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사건을 이용,리덩후이(李登輝)총통에 대한공세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盧전대통령 사건은 대만 정치판에서 「한국모델」이란 이름으로 등장해 한국의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다.
지난 93년 대만집권 국민당(國民黨) 탈당인사들이 창당해 내년 총통선거에 후보까지 낸 신당(新黨)의 자오사오캉(趙少康)비서장은 17일 『李총통도 한국모델에 따라 사직해야 한다』고 주장,李총통과 국민당에 대한 포문을 열고 나섰다.
趙비서장은 공공사업 허가권을 내주거나 전투기 구매시 거액의 사례금을 받는등 한국에서 통용됐던 축재방법이 대만 상황과 똑같다며 사법부가 李총통의 정치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컨대 한국의 경부고속철도건과 대만 고속철도 건설건이 유사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대만정부가 고속철도를 건설하면서 운행속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알면서도 10개이상의 많은 역을 설치,대만 대기업들이 부동산투기에 나서도록 조장했다는 것이다.
또 대만의 원자력발전소 확충사업과 국유지 매각,골프장 무더기건설,전투기 구입기종 변경 등이 모두 한국모델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신당에 이어 내년 총통직선에 후보출마를 선언,곧 국민당 이탈이 확실한 린양강(林洋港)부주석과 그의 러닝메이트가 유력시되는 하오바이춘(학柏村.전행정원장)부주석도 최근 한국의 노태우식 부정축재사건을 활용해 국민당 주류를 공격하겠다는 의사를밝히고 있다.
국민당 비주류측은 현재 노태우식 부정축재 사건에 대입시킬 수있는 李총통과 주류파의 부정 사례들을 폭로,李총통을 낙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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