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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오늘 쓰촨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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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베이징 일정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후 둘째 방문지인 산둥성 칭다오시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해 장이캉 산둥성 당서기와 건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일 쓰촨성 대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김경빈 기자]

중국 국빈 방문 사흘째를 맞은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베이징(北京)대 대강당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난 오늘 이 자리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 섰다”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노력과 실천이 있으면 꿈은 성취된다. 꿈을 추구하는 한 우린 영원한 청년”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강당의 600여 개 좌석은 학생들로 빈틈이 없었다. 신청자가 많아 제비뽑기까지 해 참가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중국어로 번역된 이 대통령의 저서 『경영미래』를 들고 있는 학생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강연에선 이 대통령의 애드리브(즉석 대사)와 농담 실력도 발휘됐다.

“베이징대 교정에는 웨이밍후(未名湖)라는 호수가 있어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라는 말로 분위기를 띄운 이 대통령은 “여러분과 같은 나이였을 때 외국에 근무하면서 아름다운 중국 아가씨와 알고 지냈다. 집사람이 와 있어 말하기 곤란하지만 그때 참 좋아했는데…”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갑작스러운 귀국이 아니었다면 나는 중국 집안의 사위가 됐을 것이고 중국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대지진 피해 장소인 쓰촨(四川)성 방문을 전격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10년 걸릴 일을 1년으로 당기기 위해”라고 쓰촨성 방문 이유를 밝혔다. “참된 이웃 사랑을 중국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양국의 우정을 확인하고, 그 공감대 위에서 10년 걸려 이룩할 과제들을 1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얘기였다. 이 대통령은 지진 사태 이후 한때 정상회담 연기론까지 있었지만 자신은 오히려 ‘역발상 외교’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27일 정상회담 도중 “이웃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 그 현장은 가보지도 않고 베이징에만 머물렀다 갈 수는 없다”며 피해 장소를 방문할 뜻을 밝혔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현장은 위험하고 시간도 많이 걸릴 텐데 괜찮으시겠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이 “시간을 쪼개서라도 가보겠다”고 답하자 후 주석은 즉석에서 양제츠 외교부장을 불러 현장 시찰 준비를 지시했다. 다음날 이 대통령을 만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국 인민은 이 대통령이 여진 등 각종 위험에도 불구하고 재해 현장을 찾은 데 대해 각별한 고마움을 느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중국 지도자들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환대를 받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홀대론’을 일축했다.

베이징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둘째 방문지인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로 이동한 뒤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인들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에 자원만 가진 나라를 계획대로 방문하게 되면 석유나 가스에 있어 상당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원 자립도가 4%도 안 되는데 정부나 기업이나 장기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새 정부는 임기 중 상당한 수준의 자원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29일 “이 대통령의 쓰촨 방문에 앞서 C-130 수송기 3대가 쓰촨성 주민을 위한 구호물자를 싣고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이륙해 청두(成都)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 수송기가 인도적 지원 임무 수행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구호물자는 10인용 천막 100동, 개인용 천막 2010동, 모포 3000장, 비상식량(전투식량) 1만여 명분, 위생구(칫솔+치약+면수건+세탁비누 묶음) 등 3억8000만원 상당이다.

글=최상연 기자, 장세정 특파원, 이상복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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