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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능력은 미 동맹국 중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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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 부임 후 우선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 한·미 연합군 전력을 점검하고 방위 태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한국군과 미군 기지들을 대부분 둘러보고 한국군 파트너들과도 만나는 등 아주 역동적인 수주간을 보낼 것이다. 둘째는 동맹을 더욱 강화해 전시작전권이 2012년 한국군에 성공적으로 이양되게 하는 작업이다. 셋째는 주한미군의 복무기간을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가족 동반을 허용하는 문제다. 한국은 안전하고, 우정 어린 동맹국이다. 따라서 주한미군도 독일 수준으로 3년간 복무하고 가족과 함께 지낼 이유가 충분하다.”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임명돼 다음달 3일 부임하는 월터 샤프 미국 합참 합동참모본부장(56·대장·사진)이 29일 워싱턴에서 한국 언론 가운데는 처음으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이 합의한 대로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선에서 유지하겠다”며 “취임하면 한국 정부 인사들과 만나 양국 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전시작전권 이양에 대해 양국 정부의 재협상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해 미국과 합의한 결정(2012년 이양)을 확인한 만큼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북한의 큰 위협 중 하나가 미사일인 만큼 미사일 공격에서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며 “미국이 개발 중인 에어본 레인저(공중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미사일을 격추하는 기술)를 당장 한국에 적용할 순 없지만 미래에는 가능한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 용사이며, 그는 주한미군 2사단의 부사단장(1996~98년) 등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또 김치·비빔밥·불고기 등 한국음식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했을 때 열린 한국전 추모 행사 도중 예정에 없이 당신을 불러내 손을 잡고 “함께 한국을 지키겠다”고 외쳤는데.

“아주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았다. 그런 노력이 열매를 맺도록 함께 열심히 일할 것이다.”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참여 필요성을 시사했다는데.

“북한은 다량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서울은 이 미사일 위협에 너무 가까이 있다. 그런 만큼 한국과 미국은 (MD와 관련해 ) 함께 해나갈 일들이 있다고 본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전제 아래 한·미 연합군은 북한의 침공을 막을 수 있나.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 해도 절대로 서울을 점령할 수 없다. 한·미 연합군의 전력은 북한의 핵 보유에도 불구하고 바위처럼 단단하다. 침공 초기 북한의 일부 부대가 (남한 영토를) 약간 돌파해 들어올지 모르지만, 서울을 점령할 수 없으며 곧 격퇴당할 것이다.”

-한국군의 능력을 평가한다면.

“미국의 동맹군 중 최고, 최상이라고 확신한다. 2012년 전시작전권이 이양되면 한국군의 전력은 초일류가 될 것이다. 전시작전권 재협상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한국군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주한미군이 전작권 이양을 구실로 한국을 떠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주한미군은 한국과 역내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계속 주둔할 것이다.”

-한국과의 인연이 각별하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우선 28년간 직업군인을 한 내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 용사다. 52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미 육군 48사단 소속으로 한국에서 싸웠다. 그 와중인 52년 11월 내가 태어났으니 출생 때부터 한국과 인연이 있는 셈이다. 나는 96년부터 98년까지 한국에서 2사단 부사단장 등으로 근무하며 한국군과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한국 근무 중 특히 기억나는 일은.

“한국은 너무나 안전했고 친절했다. 한번은 아들과 지하철을 탔다가 카메라를 역 벤치에 놔두고 탄 것을 알고 되돌아 갔더니, 역무원이 카메라를 들고 주인을 찾다가 내게 건네줬다. 미국에선 절대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한국어를 배웠나. 한국음식 중 좋아하는 것은.

“한국어는 못하지만 시간이 나면 배우고 싶다. 나와 가족들은 한국 음식의 열렬한 팬이다. 특히 김치·비빔밥·불고기를 좋아한다. 한국 복무 후 워싱턴에 돌아와 평소 애용하던 국방부 청사 근처 한국 음식점을 찾았다가 불타 없어진 걸 알고 충격이 컸던 적도 있다.”

워싱턴=이상일·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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