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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5선 김형오’vs‘4선 안상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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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김형오(부산 영도) 의원이 28일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면서 국회의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민생과 경제를 해결하는 ‘정책국회’, 국민과 가슴을 열고 통하는 ‘소통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그간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돼 왔다. 영남 출신이라 수도권 출신인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원내대표 당선인과 ‘지역 궁합’이 맞는 데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모두와 관계가 좋다는 게 강점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화함에 따라 차기 당권 경쟁의 무게 추는 박희태 의원과 정몽준 의원 쪽으로 급속도로 기울게 됐다. 둘 중에서는 박 의원이 “‘화합·관리형 대표’로 적합하다”는 평가와 함께 앞서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총선 과정에서 낙천한 그는 18대 국회에선 원외인사가 된다는 약점이 있다. 정 의원은 대중적 인기는 좋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게 고민이다.

한나라당 당권 경쟁의 폭이 좁아진 데는 안상수(과천) 현 원내대표의 선택도 크게 작용했다. 역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돼 온 안 의원은 이재오 의원이 미국 출국에 앞서 청와대에 안 의원을 차기 당 대표로 추천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당권 도전설’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안 의원은 주변 설득에 흔들리지 않고 당초 공언대로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유력한 당권 주자 2명이 의장 후보 경선에서 맞붙다 보니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권 경쟁보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경선은 다음달 2일 열린다. 18대 국회가 개원하는 다음달 5일 본선이 있지만 관행상 이 경선의 승자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게 된다.

김 의원은 “야당의 부의장 후보들이 5선인 상황에서 4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4선이 됐다. 하지만 안 의원은 박희태 의원의 당 대표 선출 가능성을 감안해 “여당 대표가 영남 출신이면 국회의장은 수도권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의원들을 설득 중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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