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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전구 500여개 설치 카드 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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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적외선 카메라를 동원해 사기도박을 한 일당과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하는 치료 도구를 이용해 고급차량을 훔친 절도단이 29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구속된 朴모(30)씨 등 사기도박단 5명이 석촌동의 빌라를 빌려 '첨단 도박장'을 개설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들은 지름 1.5m짜리 원형 탁자의 표면을 뜯어낸 뒤 그 안에 적외선을 발산하는, 콩알보다 작은 특수전구 500여개를 설치하고 흰색 아크릴판으로 덮었다. 탁자 위에 놓여진 카드는 색깔에 따라 통과하는 적외선의 양이 달라진다.

장롱 위에 숨겨진 특수 카메라는 통과한 적외선의 양을 감지해 화상을 구성하고 방 밖에 있는 모니터에 전송한다. 밖에서 기다리는 일당이 화면을 보고 도박장의 공범에게 무선 이어폰을 통해 어떤 카드인지를 곧바로 알려준다. 이어폰은 귓속에 들어가는 크기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사기 도박단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수법으로 朴씨 등은 술집 종업원 安모(27)씨 등 세명을 상대로 속칭 '바둑이'를 해 판돈 2000여만원을 우려냈다. 그러나 우세한 상황에서 번번이 돈을 잃은 피해자들이 이들의 사기 도박을 눈치채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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