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13일 『이제 전면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이제 싸워 이기느냐,아니면 파멸하느냐 이것이 전부』라며 『타협은 없다』고 말했다.金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유례없는 강수(强手)다.
金총재는 처음 민주당에서 자신을 비난할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정직한 고백」으로 모든 게 잘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강삼재(姜三載)민자당총장이 연일 공격하면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김대중 죽이기」에 나섰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金총재는 姜총장의 비난은 모두 金대통령에게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심지어 노태우(盧泰愚)씨에게 金총재에게 더 줬다고 말하라고 협박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마당에 논리적 대응만 하고 있다가는 고사(枯死)당할 수 있다는 위기를 느낀 것이다.
金총재는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다.우선 盧씨로부터 20억원이외에는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金총재가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金총재는 『20억원외에 한푼이라도 더 받았으면 나를 비난해도 좋다』고 했다.따라서 집권당 사무총장의 힘을 이용해 설(說)을 퍼뜨린 姜총장이 이제 그 증거를 대야할 책임을 지게됐다는 것이다. 「김대중 죽이기」가 노린 것처럼 다음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장기전이 시작됐다.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은 『이번에 안되면 다음 국회,다음 정권에 가서도 金대통령 대선자금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일단 16일부터 시작되는 지구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을 직접 상대한 대여(對與)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金총재 연설을 준비하는 한 측근은 『유례없이 강한 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닉슨 미국대통령이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물러난 것은 범법사실보다 그 사실을 숨긴 부도덕성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도덕한 金정권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그는 이 「모든 방법」 안에 장외투쟁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 다.
金총재도 金대통령의 가족문제에 관한 보고를 듣고 『퇴로를 남겨 놓고 몰아야 한다』며 제외토록 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金대통령 하야(下野)요구에 대해서도 『헌정중단은 안된다』며 배제했다.최후의 수단은 남겨놓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민자당이 강공으로 나오는한 金총재도 점점 극한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金총재는 12일 측근들에게 『金대통령을 잘 아는데 이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생결단으로 싸울테니 각오를 단단히 하라』고 지시했 다.
때문에 이종찬(李鍾贊)부총재는 다음달초 정기국회가 끝나면 군중집회를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