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서울 도심 롱다리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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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잇따라 입주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여의도 GS자이<左>와 10월 입주 예정인 용산 파크타워.

2004년 3월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백 대 1에 달하며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시장이 과열되자 정부는 일반 아파트처럼 주상복합의 청약자격을 제한하고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초고층의 뛰어난 조망권과 고급주택 이미지 덕에 인기를 끌며 분양됐던 주상복합 단지들이 잇따라 집들이를 한다. 해당 지역의 최고가·랜드마크(대표 건물) 자리를 두고 기존 주택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권과 목동·여의도에서 주상복합 분양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들이 들어선다. 잠실 신천동 더샾스타파크가 9월 입주를 시작한다. 이 단지는 2005년 분양 때 고분양가(3.3㎡당 최고 2950만원, 평균 2500만원) 논란에 휩싸였었다.

인근 이협공인 이협 사장은 “전매 제한으로 정확한 시세는 아니지만 대략 3.3㎡당 3000만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입주가 다가오면서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에서 한성 아파트를 재건축한 여의도 GS자이가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2005년 4월 평균 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GS자이는 사실상 여의도에서 나온 마지막 주상복합이다. 내년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1·5·9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내년 1월 입주하는 목동 트라팰리스는 분양(2005년 8월) 때 최고 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목동에 주상복합을 지을 택지가 없어 마지막 주상복합이라는 희소성이 부각된 데다 인근 하이페리온 주상복합의 인기 덕을 톡톡히 봤다.

강남·목동에 비해 주상복합 공급이 늦었던 도심권에서도 줄지어 들어선다. 용산에서 지난해 입주한 시티파크 바로 옆에 파크타워가 10월 집들이를 한다. 파크타워는 일부 가구에서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고 주변에 용산민족공원 조성,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의 호재가 많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청약경쟁률이 최고 472 대 1에 달했던 롯데캐슬프레지던트가 내년 2월 입주한다. 지상 최고 40층 2개 동 규모로 지하철 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다.

◇최고가·랜드마크 경쟁 치열=이들 단지의 가격은 기존 주상복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GS자이 155㎡가 16억~17억원 선인데 2006년 1월 입주한 롯데캐슬아이비 152㎡는 10억~11억원 정도다. 여의도 서덕공인 김종훈 사장은 “GS자이는 유명 브랜드 단지이고 내년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 돼 여의도 내 다른 주상복합보다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용산 파크타워 조합원 입주권도 시티파크보다 3.3㎡당 100만~200만원 정도 비싸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더 크고 동 배치도 잘돼 있어 시티파크보다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다른 단지들은 아직 입주 전이어서 전매제한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지 않지만 기존 주상복합보다 비쌀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트라팰리스는 목동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데다 교육환경이나 상업시설 이용이 편리해 하이페리온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역의 터줏대감 격인 일반 아파트에는 뒤질 것 같다. 용산에서는 일반 아파트인 이촌동 GS한강자이가 파크타워보다 더 비싸다. 파크타워 171㎡는 19억~20억원 선인데 GS한강자이 175㎡는 23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여의도·목동·잠실·마포 일대도 마찬가지. 여의도 GS자이는 바로 옆에 있는 서울 아파트(165㎡가 20억원 선)에 못 미친다. 목동 주상복합들은 신시가지 단지보다 2억원 정도 낮다. 마포 역시 공덕동 래미안(3.3㎡당 2400만원 선)이 최고가 단지다.

지역에 따라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주상복합이 편리하긴 해도 대개 상업지역에 들어서 일반 아파트보다 쾌적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주상복합은 일찌감치 지역 내 요지를 차지한 일반 아파트에 비해 뒤늦게 개발돼 교육 등의 여건이 못한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활발한 개발 바람을 타고 주상복합이 더 주목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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