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지각출두한 대우金회장 조사내용 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을 상대로 검찰은 무엇을 밝혀냈을까. 金회장은 당초 지난 8일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두를 4일씩이나 미뤄 그 배경과 검찰의 조사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金회장이 검찰에서 집중적인 조사를 받은 부분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실명전환해 준 부분 ▶각종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해 뇌물성 자금을 건넸는지 여부등이다.
검찰은 이미 金회장이 93년 실명전환기간중 중앙투자금융에 차명으로 예치되어 있던 盧씨의 비자금 300억원을 실명전환해 준사실을 밝혀냈다.
그 대가로 한보 정태수(鄭泰守)총회장과 마찬가지로 장기 저리로 이 돈을 차용해 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金회장을 상대로 실명전환을 해준 경위와 돈의 사용처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책사업 특혜 가능성 金회장은 이에 대해 금진호(琴震鎬)의원의 부탁으로 실명전환을 해주었으며 그 돈은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金회장에 대해 업무방해죄의 적용을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또 金회장이 대형 국책 사업과 관련해 盧씨에게 거액의 돈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했다. 金회장의 경우 영종도 신공항 건설.경부고속철도.원전건설.율곡사업등 각종 대형 국책 사업에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다는 점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6공기간중 원전등 대형 국책공사가 대부분 예정가와 거의 근접한 가격에 낙찰되는등 담합의 흔적이 역력했다는 점에서 대형공사에 참여 횟수가 많은 대우그룹이 뇌물을 건네주었을 가능성이 적지않다고 보고 있다.
***“떡값 줬을뿐” 부인 거듭 검찰은 영종도 신공항 건설과관련,金회장이 비자금을 盧씨에게 건네주었거나 이 부근의 부동산을 盧씨측에 알선해 주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력을 모았으나 金회장은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제공 여부 추궁에 대해 金회장은 떡값등의 명목으로 돈을 주었을 뿐 특혜의 대가로 돈을 주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6공 시절 적자에 허덕이던 대우조선의 회생을 위해 각종 지원을 받은 배경과 과정도 검찰이 金회장을 상대로 집중적인 조사를벌인 대목이다.대우그룹은 당시 대우투자금융(현 동양투자금융)을포함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는등 자구노력을 했 다.
그러나 검찰은 대우가 각종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盧씨의 보이지 않는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조사를 벌였다.金회장은이 부분에 대해서도 특혜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