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공화국""코리아케이트"비자금 파문타고 내용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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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러다간 5,6공 드라마가 되는 것 아닌가.』 MBC『제4공화국』과 SBS『코리아게이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당초 유신시대를 집중조명하기로 했던 두 드라마는 노태우씨 부정축재사건이 터지면서 현재와의 연관성을 찾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번사건의 추이에 따라 가감되고 있는것.따라서 5,6공화국의 이야기를 어느선까지 다룰 수 있을까가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양 방송사는 일단 5.18까지 다룬뒤 유신으로 넘어가는 당초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리아게이트』의 고석만 PD는 『광주사태와 전두환 대통령 취임직후까지 다룰 계획』이라며 『이야기 전개상 5,6공 이야기가 필요하면 청문회 자료화면등을 삽입,보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0회 방영이후 본격적으로 유신시대를 다루겠다는 그는 『시류에 편승한 5,6공 드라마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이는 「역사의 충실한 복원」을 명제로 내세운 『코리아게이트』의 당초 제작방향과 일치하는 것.
『제4공화국』의 MBC도 타이틀에 맞는 드라마 영역을 지키자는 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SBS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유신시대로 이야기를 자연스레 넘길 예정이지만 SBS가 취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계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7회(8일)부터 새집필자로 나선 이호씨는 『제작진에서는 광주사태까지만 다루자는 쪽이 우세한 걸로 안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전두환 대통령취임,언론통폐합 등 오늘날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친 중요사안에 대해 제작진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 나 쓸 준비가 돼있다』며 운신의 폭을 넓혀놓았다.『제4공화국』은 다음주 5.18을 다룰 계획.
한편 8,9일 신군부의 득세와 전두환의 집권야욕을 집중조명한『제4공화국』「서울의 봄」편은 드라마 전개상 상당한 무리를 노출,아쉬움을 던졌다.
이번 노씨사건을 지나치게 의식,노씨를 지나치게 희화화하거나 「놀림거리」정도로 묘사한 것이 대표적 예다.「신군부」들의 모임에서 전두환이 노씨를 향해 『너는 빈대야』라며 바보취급하는 듯한 언사를 한것은 두사람의 관계를 고려할 때 사실 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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