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이지훈, “꽃미남 탈피 … 깊이있는 음악 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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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주말 교회에서 동료 가수 이수영과 함께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수영이도 눈물을 흘렸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새삼 느끼고 있어요. 감사의 눈물이죠. 한때 인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오만한 나였는데….”

가수 겸 연기자 이지훈(29·사진). 그는 정말 요즘 사랑 받고 있다. 음악과 연기 모두에서다.

그가 최근 4년 만에 내놓은 앨범 ‘더 클래식’(The Classic·6집 앨범)은 팝 발라드에 클래식 사운드를 더했다. 새로운 느낌의 이지훈 표 발라드다. 철없는 백수 김태풍 역을 맡고 있는 KBS 일일극 ‘너는 내 운명’의 반응도 좋다. 꽃미남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1996년 고교생 때 데뷔했다. 가수와 연기 생활 13년 차에 접어들었다. ‘왜 하늘은’ ‘나만의 신부’ 등 히트곡도 냈다. 하지만 가수나 연기자 이미지보다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간 아이돌 스타 인기에만 연연해 살아왔죠. 남들이 차려주는 밥상을 받을 뿐이었어요. 슬럼프를 겪으며 내 자신이 안일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음악과 연기 모두 성숙해져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새로 발성 연습도 하고, 악기도 배우고 있습니다. 싱어송 라이터가 되고 싶어서죠.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새 앨범에서 한층 깊어진 감정 표현을 보여줬다. 높은 미성 위주였던 보컬도 두터워지고 탄탄해졌다. ‘그대가 떠나갑니다’ ‘가슴아 미안하다’ 등에서다. 그가 이번 앨범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사랑과 이별 노래를 가슴으로 불렀어요. 예전에는 목으로만 표현했었죠. 아픈 사랑의 경험을 생각하며 감정이입을 했습니다. ‘가슴아 미안하다’의 작곡가 하정호씨는 노래가 발표된 뒤 옛 연인에게서 전화가 왔대요. 저는 아직 연락이 안 왔어요.” (웃음)

그는 이번 앨범에서 ‘숟가락’을 얹기만 한 게 아니다. 함께 밥상을 차렸다. 포지션 출신의 작곡가 안정훈과 함께 자신의 음악적 색깔에 맞는 곡을 골랐다.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체코 프라하로 건너가 40인조 오케스트라와 녹음했다. 앨범 준비에 2년이 걸렸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음악을 지휘했던 미리암 넴코바가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어요. 믹싱할 때 현의 느낌을 많이 살려 클래식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이게 정말 음악 하는 거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앨범 활동과 드라마를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는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드라마 출연은 욕심이었어요. 전작 ‘뉴하트’에서 부족했던 연기를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의를 받아들였죠. 어디선가 나를 찾아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목표하는 것은 ‘성숙해진 남자 이지훈’이다. 내면의 연기와, 깊이 있는 음악으로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 앨범이 기다려지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이승철 선배와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를 닮고 싶습니다. 연기에선 정준호·차승원 선배가 롤 모델이에요. 나중에 강타가 제대하면 신혜성과 함께 다시 뭉쳐 ‘에스’ 2집 앨범을 내고 싶어요. 그때는 보이밴드가 아닌 남성밴드가 되겠죠.”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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