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 복수지원 첫 실시 상위권大 입시관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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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96학년도 대학입시를 앞두고 상위권 대학들이 입시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입시사상 최초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등 상위권 대학들의 입시일자가 엇갈려 교차 복수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대학들이 고심하는 것은 경쟁률 상승에 따른 고사장 확보와 채점,복수 합격자들의 이탈 문제.
내년 1월13일 입시를 치르는 서울대의 경우 1월8일 연세.
고려.서강대등에 응시한 우수생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대거 몰려들 전망이다.이때문에 예년 2대1 안팎이던 경쟁률이 이번에는 4대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고사 장 및 감독자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대 정세진(丁世鎭)교무과장은 『응시자 수용을 위해 현재 인근 10여개 중.고교와 교실 사용을 섭외중이며 감독자 확보를위해 정교수와 조교,일반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총동원령」을 내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측은 이번 입시에서 연세.고려대 인기학과와 서울대 비인기학과에 동시에 합격하는 학생의 경우 서울대 등록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 사상 최초로 예비합격자를 뽑는 것도 검토중이다.서울대는 지금까지 미달 또는 미등록 결원이 있어도 충 원하지 않았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경쟁률 상승 이외에 서울대에도 응시해 나란히 합격한 학생들 상당수가 서울대로 빠져나 나갈 것으로 보고 예비합격자 수를 예년의 두배 이상 여유있게 잡아놓을방침이다.이들 대학은 「이탈자」가 특히 의예과.법학과 등 인기학과에서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역시 1월8일 전형하는 포항공대는 지난해 「이탈자」가 속출했던 「교훈」을 살려 이번에도합격자 발표를 「응시생 순위발표」로 대치할 작정이다.
이밖에 수험생들의 지원패턴이 「첫 지원=상향지원,두번째 지원=안전지원」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면서 1월8일 연세.고려대등 명문대 그룹과 같은 날 입시를 치르는 중상위권 대학들은 자칫 미달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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