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건 연루 기업들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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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4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음에 따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대우등 대그룹들의 대응 움직임도 분주해졌다.특히 한보는 일요일인 5일에도 정상근무키로 하는등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대우그룹은 김우중(金宇中)회장 귀국전까지 나름대로 검찰수사대응자료를 만들기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한보그룹은 이날 오전 주규식(周圭植)자금담당 전무가 검찰에출두한데이어 鄭총회장이 오후 3시에 출두하면서 정보근(鄭譜根)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들이 자리를 지키며 검찰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등 초비상.
鄭총회장은 91년 수서사건때도 변론을 맡았던 정태류 고문변호사와 수행비서만을 대동한채 검정색 그랜저승용차로 검찰에 출두.
…한보측은 鄭총회장의 검찰출두에 앞서 비자금실명전환과 뇌물공여부문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는 태도.
한보는 盧씨자금의 실명전환과 관련해 『93년9월당시 자금사정이 너무 어려워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구하는 과정에서 한 사채업자로부터 금융기관을 거쳐 수표로 돈을 빌려썼다』면서 『盧씨돈인지 전혀 모르고 쓴것』이라고 재차 강조.
한 고위관계자는 『당시 빌린돈을 철강단지 건설자금으로 사용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정치자금을 산업자금으로 전환한게 아니냐』고 강변. …대우그룹은 이경훈(李景勳)비서실 회장을 중심으로 이틀째 대책회의.그러나 金회장이 귀국해 검찰에서 실명화과정을 밝힐때까지는 입장 표명이 어렵다며 주요 경영진에 함구령을 내린 상태. 李회장은 이날 서형석(徐亨錫)㈜대우회장.계열사 경리담당 임원과 검찰소환 대책을 협의한후 오후2시쯤 퇴근했는데 시내 모처에서 별도의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
…일부 언론에서 검찰소환 대상그룹으로 보도된 거평.나산그룹은해당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중재신청을 내는 한편 법적대응의사도 표명.마찬가지 경우인 건영그룹은『민간공사로 큰 만큼 연루될 까닭이 없다』며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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