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돈 스위스銀에 있다면 어디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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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만약 盧씨의 돈이 스위스 은행에 있다면 어떤 형태고,이 돈을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盧씨측의 돈이 스위스 은행에 있다면 숫자코드계좌고은행은 제네바.취리히 등에 산재한 대형은행의 특별부서격인 116개 정도의 개인예탁금 관리센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비록 盧씨가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돈을 숨겨놓았겠지만 스위스의 관련법규를 피해가면서 비밀을 유지할 수 있는 계좌는 이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지난 91년 통화정화법을 통과시켜 25,000 스위스프랑 이상의 금액을 예치할 경우 반드시 실명전환을 거치도록 규정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제한등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
스위스 은행들은 자신들이 받을 법적인 제재를 상계하고도 남을만큼의 큰 돈이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는다.
여기에다 최근 필리핀이 마르코스의 검은 돈을 되돌려받고 아프리카.남미의 독재국가에서 민주화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정부들이 스위스에 검은 돈을 되돌려달라는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는등골치아픈 문제가 많아지면서 스위스정부의 통제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또 검은 돈의 온상으로 알려진 스위스의 이미지를 타파하자는 움직임도 활발해 스위스 은행들도 과거처럼 무작정 검은 돈을 받지 않고 있다.그렇다고 스위스 은행들이 완전히 모든 계좌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 은행들이 과거의 검은 돈과 같은 비밀자금을 취급하는 특별부서인 「개인예탁금관리센터」를 개설해놓고 실명의 의무가 있는 B형계좌가 아닌 번호계좌(혹은 숫자코드 계좌:numbered account)를 개설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은행의 비밀의 세계』라는 책을 쓴 니콜라스 페이드등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이 경우 예탁금은 1,000만달러 수준이고 잔고는 100만달러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숫자코드계좌는 예탁자와 담당자만이 1대 1로 번호를 알고있으며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수사당국이 구체적인 계좌정보를 가지고 수사협조를 요청해야만 스위스 법원의 판정을 거쳐 정보가제공된다.
지난 89년 루마니아 민주혁명당시 처형된 차우셰스쿠의 경우 스위스 은행이 루마니아측 요청이 있기 전에 그의 비밀계좌에서 4억7,000만달러를 동결했다.파나마 전국가원수 노리에가의 경우엔 미국측이 계좌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수,마약밀 매자금 1,000만달러의 동결을 요청해 이를 성사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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