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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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검찰은 25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신문할 사항들을 준비하는등 초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검찰 한 고위간부는 25일 『이번 비자금사건 수사가 노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없이 매듭지어질 수 없음을 잘 안다』면서 『현재 노씨 조사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 노씨조사가 임박했음을 암시.
중수부 수사팀들도 이날부터 분야별로 노씨 신문사항 작성에 착수하는등 부산한 움직임.
…안강민(安剛民)대검중수부장은 25일 여권에서 제기된 노 전대통령의 낙향설과 관련,『낙향설과 수사는 별개의 사안』이라면서『계속 수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수사의지를 피력.
…검찰은 툭하면 자금추적의 어려움을 들며 수사 장기화를 들먹거려 검찰주변에선 오히려 속전속결로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연막작전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
안중수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것이 없다.자금추적을 계속하고 있지만 돈세탁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돼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여유를 갖고 지켜봐 달라』고 주문.
그러나 한 수사관계자는 『수사에 진전이 있는 경우 알맹이를 숨기기 위해 엄살을 부리는 법』이라고 여운.
…이태진(李泰珍) 전청와대경호실 경리과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던 수사 관계자들은 그가 중요한 대목마다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해 곤욕.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이외의 거래내용과 자금조성 경위등을 철야조사하고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였으나 그는 『심부름만 했을뿐 그 이상 아는 것이 없다』고 완강히부인하고 있는 상태.
…자금추적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수사팀은 신한은행이 입금과정에서 비자금계좌의 수표를 다른 고객의 수표와 바꿔치기한 사실을 밝혀내는등 성과가 나타나자 자금추적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표시.
한 수사검사는 『수표추적이 쉬운 일은 아니나 상당한 진전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반드시 밝혀낼테니 「우물가에서 숭늉찾기」식으로 언론이 너무 성급한 결과를 요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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