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분산투자도 궁합이 잘 맞아야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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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지난해 10월 초 이현영(31·회사원)씨는 ‘슈로더브릭스주식펀드’에 가입했다. 적금으로 탄 목돈을 원래 투자하고 있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펀드’와 ‘봉쥬르차이나주식펀드’에 반반씩 넣을까 했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부터 주가가 떨어지자 이씨는 당황했다. 중국 증시의 낙폭이 큰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분산 투자한다고 가입한 브릭스펀드의 성적도 바닥을 기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분산투자 효과를 못 본 이유는 뭘까. 19일 동양종금증권이 최근 1년간 설정액이 큰 대표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해가 간다. 봉쥬르차이나주식펀드와 슈로더브릭스주식펀드의 상관관계는 0.89로 나타났다. 1에 가까울수록 수익률이 서로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결국 이씨는 서로 비슷한 2개 펀드에 나눠 가입한 셈이 됐다.

◇‘궁합’맞춘 펀드 배합은=펀드도 궁합을 맞춰야 분산투자 효解?나타난다. 먼저 국내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되 위험을 낮추고 싶을 때다. 이때는 일반 성장형 펀드를 기본으로 하고 가치주·배당주·테마펀드를 섞는 게 가장 효율적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한국밸류 10년투자주식’ ‘신영마라톤주식’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 ‘한국삼성그룹적립주식’은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와 상관관계가 낮았다. 그만큼 분산투자 효과는 높아진다.

다음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다른 유형의 펀드를 섞는 경우다. 수익률이 저조하기는 하지만 채권형과 리츠펀드를 조합할 때 분산투자 효과가 극대화됐다. 주식형 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주식’ ‘봉쥬르유럽배당주식’ ‘신한BNP봉쥬르동유럽플러스주식’이 분산투자 수단으로 적합했다.

마지막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위험을 낮추고 싶을 때다. 채권형펀드나 원자재펀드와의 조합을 고려할 수 있다. ‘Tomorrow 장기우량채권 K-1’ ‘템플턴글로벌채권’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선 ‘도이치브릭스플러스재간접’ ‘신한BNP봉쥬르동남아시아주식’ ‘JPM러시아주식’ 이 서로 간에 분산 효과가 컸다.

◇이상적인 분산 투자는=서로 연관이 적으면서 변동성이 크지 않은 조합이다. 동양증권 박용미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성장형과 가치형으로 분산하고, 해외 주식형은 브릭스·중남미·동남아시아 펀드로 구성하는 게 좋다”며 “여기에 채권형 펀드를 더해 위험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앞서 위험 분산을 감안한 이달 펀드 모델포트폴리오로 국내주식형(삼성코리아대표그룹주식·SHTopsValue주식), 해외주식형(삼성이머징다이나믹주식·삼성GB동남아주식·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 해외테마(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지니스주식) 펀드를 제시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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