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社 "한국투자 늘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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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델 회장이 25일 방한해 한국 델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형수 기자]

세계 최대의 PC업체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39)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5일 한국을 찾았다. 델 회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델에 한국은 아시아권 진출의 초석 같은 존재"라며 "한국시장에서 서버와 PC 등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델 회장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델이 100% 이상 성장하는 등 급속히 크고 있다"며 "한국이 중국.일본 못지 않은 중요한 시장인 만큼 본사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보기술(IT)경기에 대해 델은 "지난 몇년간 IT 업계가 불황에 시달렸지만, 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 늘어났다"면서 "올해는 전반적으로 IT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델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델 회장은 델.HP 등 IT 업체들의 LCD TV 등 가전시장 진출 방침에 대해 "PC가 디지털 카메라.MP3 플레이어 등과 연결되면서 기능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만큼 당연한 추세로서, 진출이라는 말은 부적절하다"며 "앞으로도 PC는 각종 디지털 장치를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맡으면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은 자사의 전매특허 격인 직접판매방식(일명 델 다이렉트 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직접 판매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직접 받아 제품을 파는 방식으로 컴퓨터 판매에 혁명을 몰고왔다"며 "싼값에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경영 원칙이 델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HP.IBM.썬 등이 도입하고 있는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컴퓨터도 물.전기처럼 사용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만 돈을 낸다는 개념)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델은 "우리 회사가 급속히 커오면서 많은 경쟁사와 투자자의 회의적인 시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델은 직접판매와 경쟁사보다 100배 빠른 재고회전율이라는 획기적인 유통구조로 무장해 이만큼 커왔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kimhs@joongang.co.kr>

*** 마이클 델은 누구…대학 1학년 때 창업, 세계 18위 부자

1984년 텍사스대학 1학년 재학시절 단돈 1000달러로 델 컴퓨터 회사를 만든 뒤 세계 최대의 PC 업체로 일군 신화적 인물이다. 지난 2월 포브스가 조사해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에 델은 재산 130억달러를 기록, 18위에 랭크됐다. 그가 고안한 직접 판매방식은 90년대 인터넷의 발전과 맞물려 회사의 급격한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대학을 중퇴하고, 회사를 만든 뒤 세계 최고의 IT 업체로 키웠다는 점에서 빌 게이츠와 자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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