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 노태우씨가 직접 줬다-이현우前경호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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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은행 차명계좌에 입금된 300억원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재임시 조성한 정치비자금중 일부로 노 전대통령이 이현우(李賢雨.57)전 경호실장을 통해 차명계좌에 입금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경호실장은 23일 새벽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자금의 출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 전대통령으로부터건네받았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2,3,5,6,23,25면〉 이에 따라 노 전대통령에 대한 자금 조성경위등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씨는 이에 앞서 22일 오후 대검 중수부(安剛民검사장)에 자진출두,『노 전대통령 재직시 통치자금으로 사용하다 남은 돈을내가 관리해 왔으며 300억원외에는 없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통치자금은 국가에서 대통령에게 지급하는 돈으로는각종 격려금등을 지원하는데 부족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나름대로조성한 자금』이라고 덧붙였다.안 중수부장은 『통치자금은 일종의정치비자금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불법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일 경우 각종 법률에 의거,사법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민주당 박계동(朴啓東)의원의 폭로및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6공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남기면서 정국 전반에도엄청난 파장을 낳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이 사건 수사는 6공 정치비자금에 대한 전면 수사로 비화될 조짐이다.검찰은 박의원이 폭로한 4,000억원중나머지 3,700억원도 실체가 있는 정치권의 비자금일 가능성이높다고 보고 또다른 정치자금이 있는지에 대해서 도 집중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나응찬(羅應燦)신한은행장이 입금 당시 홍영후예치상무(현 신한리스사장)에게 전 청와대경호실 경리과장 이태진씨를 소개,서소문지점에 입금시키도록 하는등 차명계좌 개설에 개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나행장과 이전과장을 23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검찰은 23일 새벽 이씨를 귀가시켰으며 자금추적 작업을 마친뒤 신한은행 관계자등과 함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21일 소환,철야조사를 벌였던 신한은행 이우근(李祐根)이사와 우일종합물류 회장 하범수(河范壽.68)씨 부자등 6명에 대해 22일 전원 귀가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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