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본 원더풀 스포츠 <6>풍속과 육상 기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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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 26면

육상 경기는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뒷바람은 선수의 기록을 단축하고, 앞바람은 속도를 줄인다. 하지만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경기장은 없다. 그래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풍속과 관련한 규칙을 따로 두고 있다.
 100·200m 달리기와 여자100m·남자110m 허들 경기에서 뒷바람이 초속 2m 이상이면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규정은 세단뛰기·멀리뛰기·포환던지기·창던지기·원반던지기·해머던지기에도 적용된다. 7종경기와 10종경기에서는 종목마다 최대 초속 4m까지의 뒷바람이 허용된다. 단 전 종목에 걸쳐 평균 속도가 초속 2m를 넘으면 안 된다(IAAF Competition Rules 2008).

아깝다, 100m 9초69

조너선 에드워즈



바람에 날아간 세계기록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세단뛰기에서 마이크 콘리(미국)는 18.17m를 뛰었지만 초속 2.1m의 뒷바람 때문에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세계최고기록은 조너선 에드워즈(영국)가 95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18.29m.

같은 대회에서 이반 페드로소(쿠바)는 멀리뛰기에서 8.96m를 뛰었지만 기록이 취소됐다. 풍속 측정기는 초속 1.2m를 나타냈지만 기계 앞에 누군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96년 미국에서 열린 엘파소 육상대회

남자100m에 출전한 오바델레 톰슨(바베이도스)은 9초69를 찍었다. 그러나 초속 5m의 뒷바람이 불어 공인되지 않았다.

스포츠과학자들은 풍속이 초속 2m가 되는 순간 남자 스프린터는 0.1초, 여자는 0.12초 정도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본다. 초속 2m에서 1m씩 늘어날 때마다 0.07초의 기록 상승 효과가 있다.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100m 세계기록(9초74)을 세울 때는 초속 1.7m의 뒷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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