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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집권당 철수주장 철회 속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양키 고 홈(미군철수)』을 줄기차게 외치던 파나마가 미국에추파를 던지고 있다.오는 98년말 철수할 예정인 미군의 계속 주둔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아이러니다.물론 파나마 정부는 이같은 바람을 아직 공식 표명하지 않고 있다.그러 나 미국정부와의 비공식 접촉에서는 미군주둔 연장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
페레스 바야다레스 대통령도 지난주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비공식회담에서 속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인 민주혁명당은 그동안 반미(反美)노선을 걸어 왔다.특히 바야다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 자주.자존과 미군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그런 그가 180도 바뀌었다.
다만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아 정식발표를 미루 고 있을 뿐이다.야당의 일부 핵심인사들도 맘을 바꿔 먹고 미군주둔 연장을청원하고 있다.
파나마가 변심한 이유는 막상 미군이 철수할 경우 경제적 타격이 막대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파나마는 현재 미군 8,800명 때문에 고용창출.물자판매 측면에서 연간 3억3,000만달러를 벌고 있다.국내총생산(GDP)의 8%나 된 다.
미군철수로 인한 이 수입의 상실은 미국에서 「빅3」자동차사와IBM.엑슨 전자가 동시에 문을 닫을 때 미국이 입을 손실의 몫과 맞먹는다.
그뿐 아니다.미군철수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곧바로 나쁜 영향을줄게 틀림없다.일본 등 주요 투자국들이 미군의 존재를 파나마 안정의 핵심요소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이 콜롬비아 마약조직과의 전쟁을 대신해 주는 것도 파나마로선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자존심은 상하더라도 미국의 우산 아래 있는게 득이 된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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