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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재발견/우리동네 걷기] 성내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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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내천은 ‘정원 길’이다. 구간별로 잘 가꿔진 꽃나무가 화사한 봄날의 정취를 한껏 돋워준다. 성내천에서 이어지는 올림픽공원엔 ‘피크닉 길’이 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가족 나들이를 나서기에 그만이다. 이번 주말엔 꽃구경과 피크닉, 일석이조 코스인 성내천을 걸어보자.

글=설은영·장치선 객원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skrn77@joins.com

꽃길 넘어 또 꽃길, 성내천

성내천은 마천동~오금동~풍납동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총길이는 8.82㎞.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올림픽아파트 상가 뒤편으로 접근해도 좋고, 개롱역 1번 출구에서 송파도서관 방향으로 내려가도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마천역 1번 출구로 나와 마천초교·마천시장을 지나 5분 정도 더 걸어가는 것이다.

성내천으로 내려가면 ‘성내천남길’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본격적으로 ‘성내천 걷기’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길 사이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올림픽공원까지 길게 뻗어 있다.

한참 마무리 공사 중인 성내2교를 지나면 수심이 얕은 곳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겐 벌써 ‘여름’이다. 신발을 신은 채 물장구에 여념이 없다. 그런가 하면 성내2교 아래로 길게 이어진 담쟁이넝쿨 길은 산책 나선 동네 주부들의 사랑방이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지친 다리를 쉬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넝쿨길이 끝나면 유채꽃이 가득 펴 있는 꽃단지 조성길이 나온다. 수련 연못과 분수대가 있어 사람들이 유독 오래 머무르는 곳이다. 분수대 아래에는 미니 무대와 관중석 등이 마련돼 있다. 작은 축제며 공연 등이 곧잘 열린다. 유채꽃길 다음에는 벚꽃길이다. 이제 꽃은 다 지고 파란 잎만 남았지만, 그 아래로 토끼풀밭이 펼쳐져 있어 인근 유치원에서 야외학습용으로 자주 찾는다.

50m가량 이어진 지압로와 터널을 지나고 나면 버드나무 길이 펼쳐진다. 길이가 300여m. 길 양편엔 꽃농원, 주말농장 등이 들어서 있다. 다음은 아카시아 나무 길. 멀리서부터 진한 아카시아 향이 진동한다. 이어 수십m 길이의 수크령 밭, 야생화 밭 등이 펼쳐진다. 야생화 밭을 지날 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곧잘 눈에 띈다. 이맘때면 꽃씨가 심하게 날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경만큼은 일품이다. 허공엔 꽃씨가 흩날리고 하천 주변으로는 벌개미취부처꽃, 비비추, 원추리 등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한마디로 잘 가꾼 정원 분위기다. 여기까지 걷는 데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천을 복구해 놓은 구간은 청룡교까지가 끝이다. 성내교까지 계속 걷고 싶다면 청룡교 위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로 가야 한다. 청룡교에서 성내교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아예 성내천이 끝나는 지점까지 가고 싶다면 성내교에서 풍납초등학교 옆으로 난 한강공원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여기서 1㎞ 정도 더 가면 한강이다. 30분 정도 걸린다.


삼색 산책 코스, 올림픽공원

성내천 산책에 나섰다면 올림픽공원 둘러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성내천 산책을 마치고 난 뒤 상가 광장이 보일 때쯤 올림픽공원 쪽으로 난 길로 올라가면 된다. 진입로가 넓은 편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려 바로 공원으로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올림픽공원에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다.

주말에 가족나들이를 겸해 나섰다면 역사체험이 가능한 ‘토성의 길’을 추천한다. 남3문으로 들어가 호숫가를 지나면 몽촌토성으로 향하게 된다. 몽촌토성은 한성 백제시대에 진흙으로 쌓아올린 성. 성 내부에 움집터, 독무덤, 낚싯바늘, 돌절구 등 옛사람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호반의 길’은 생태복원이 잘 돼 있다. 노랑붓꽃·밀잠자리·나비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워낙 풍경이 한가롭고 아름다워 잠시 앉아 머리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호수 동쪽에 있는 올림픽 파크텔에서 호숫가를 벗어나 잔디마당으로 걷다 보면 호젓한 ‘연인의 길’이 나온다. 이름 그대로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딱 어울린다.

호숫가와 평화의 광장 사이에 있는 소마미술관은 올림픽공원 ‘문화 산책’ 코스. 6월 1일까지 ‘한국 드로잉 백년전’이 열린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다. 이 밖에도 88잔디마당, 가족놀이 동산, 지구촌 공원, 수혈지 주변 등 올림픽공원엔 가족 피크닉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 꽤 많다.

공원길을 천천히 산책하면 3시간 정도가 걸린다. 넓은 공원을 한 바퀴 다 돌아보고 싶다면 자전거를 빌리는 것도 좋다. 1인용에서 6인용까지 있는데, 커플용이 6000~1만5000원, 6인승 가족용은 2만5000원(1시간 기준)을 받는다.

동참 :


문화체육관광부, 대한가정의학회, 부산 · 광주 · 전남교육청, 세계사회체육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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