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高金利 신탁 처리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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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 자릿수 금리마저 거론되는 저금리 속에서도 은행의 금전신탁은 고금리를 고수해 「높은 수익률 장담-비싼 신탁대출 금리」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실세금리가 계속 하락해 연 12% 안팎까지 떨어졌는데도은행권의 신탁예금 금리는 여전히 13%대를 장담하고 있다.
또 개인이 은행에서 신탁대출을 받으려면 실세 금리보다 3% 포인트 정도 높은 15% 안팎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하나.보람 등 일부은행이 신탁대출 금리를 낮추기는 했어도 여전히 15%선으로 높다.나머지 은행들은 서로 눈치만 보면서 금리인하를 망설이고 있다.
〈표 참조〉 이같은 현상은 자금유치 경쟁을 벌이는 은행들이 신탁저축자에게 실세보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한 뒤 이를 지키기 위해 돈을 빌려 가는 고객에게 더 높은 대출 금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처음 저축할 때 수익률이 확정되는 일반 불특정 금전신탁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들이 13%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장담하고 있다.실적배당상품으로 가입할 때는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 가계금전신탁도 일선점포에서 종종 『실세보다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무리수를 둬 가며 유치한 돈을 대출 외에 마땅히 굴릴 곳이 없다는 점이다.
채권 등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12% 안팎에 불과하며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긴 해도 주식은 지난해 은행들이 잔뜩 투자했다가고생한 경험이 있어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결국 은행들이 고객에게 약속한 높은 수익률을 지키려면 「상대적인 고 금리」대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은행신탁 금리를 실세 금리 수준으로 낮추려면 우선 은행 스스로 과도한 수신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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