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뒤흔드는 지진 괴담 … 후진타오 “유포자 색출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진 관련 유언비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진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한 내용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어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단속을 지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지진 관련 소식이나 소문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 들어 폭설, 티베트 사태, 장 바이러스 확산에 이어 대지진 피해까지 당한 중국 정부는 유언비어로 민심이 악화되고, 반정부 분위기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13일 올림픽을 앞둔 중국 지도부가 위기 극복 시험대에 올랐다고 논평했다.

◇난무하는 유언비어=12일 오후 쓰촨(四川)성 지진이 발생한 직후 블로그 사이트 인 트위터(twitter.com)에는 지진 속보가 실렸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베이징(北京) 일부 지역에서 규모 2의 여진이 감지됐고 중국 지진국은 이날 오후 10시~자정 사이 규모 6의 여진이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은 곧바로 블로그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8시간여 동안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 때문에 베이징과 상하이에선 지진국에 문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지진국은 서둘러 신화통신을 통해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라고 해명해야 했다.

지진 피해 규모에 대한 이상한 소문도 꼬리를 잇고 있다. 쓰촨성의 한 대학생이 트위터를 통해 첫 지진 피해 동영상을 올린 이후 수천 건의 지진 피해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는 이번 지진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미확인 내용도 적지 않다. 여기에 이번 지진은 전조일 뿐이고 본격적인 대지진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올라왔다.

또 상하이 네티즌들의 사이트인 상하이스트(Shanghaiist.com)에는 “지진 피해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낳은 희생자들”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도 올라와 있다.

이번 지진으로 8월로 예정된 베이징 올림픽이 취소될 것이라는 설도 돌고 있다.

2004년 자칭 인터넷 예언가인 미국인 존 티토가 예언한 내용이 이번 지진으로 실현된다는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존 티토는 “2008년 중국에 내우외환이 겹쳐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취소한다”고 예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 주석이 직접 단속 지시=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12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쓰촨성 지진 구호활동에 대한 민·관·군의 전국적인 구호활동을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후 주석은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론 지도작업을 강화하고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유언비어 유포자는 끝까지 검거해 사법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안부는 인터넷 수사대를 총동원해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 제조자나 유포자 검거에 나섰다. 중국은 현재 징징(警警)·차차(察察) 등 사이버 경찰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그 수는 수천 명에 달한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가 2억 명이 넘는 데다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소문이 확산되고 있어 단속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J-HOT]

▶ "싼샤댐이 지진 부를 수도" 40일전 '예언'

▶두꺼비는 알았다! 3일전 도로 새까맣게 뒤덮어

▶"베이징도 지진" "올림픽 취소" 中 민심 흉흉

▶한국 관광객 속속 귀국…여행 상품 대부분 취소

▶"가족 찾자" 베이징서 고향까지 2000km 대장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