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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동기 왜곡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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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동안 뜸하던 집회가 최근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요즘 열리는 집회가 종전과 다른 점은 문화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열린 노조의 노동절 행사는 주최자와 참가자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려 노력했고, 경찰 또한 기동대 등을 거의 동원하지 않아 평화롭게 진행됐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촛불집회 또한 문화제 면모를 갖추고 있다. 특히 촛불집회는 청소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집회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양상의 집회는 문제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문화제 형식의 집회에 청소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집회의 배경에 진지한 고민 없이 나오는 경우 ‘즐기는 놀이터’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집회 참여는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요즘 열리는 문화제의 특성상 학생들의 순수한 동기가 엉뚱하게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수 많은 단체가 참여해 주최 측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집회의 경우만 해도 수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지칫 참석한 학생들의 순수한 동기가 일부 집단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문화제에 정치구호가 횡행하고 불법 집회로 변질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정성환 울산 중부경찰서 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