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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내비게이션 등 편의 위주 미-에어백·ABS 등 안전 중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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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30면

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로 이민 간 이모(50)씨는 자동차를 사느라 애를 먹었다. 서울에서 벤츠 C클래스를 탔던 이씨의 부인이 후방 카메라를 옵션으로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후진 주차가 서투른 그의 부인은 모니터를 보면서 주차하던 버릇이 있어 후방 카메라가 달린 차를 원했다.

한-미 옵션 너무 다르다

이씨는 오렌지 카운티 일대 벤츠 매장을 찾아다녔지만 후방 카메라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모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남 캘리포니아 일대까지 샅샅이 뒤졌다. 결국 오렌지 카운티에서 차로 1시간30분가량 떨어진 샌디에이고에서 후방 카메라가 설치된 벤츠 E클래스를 찾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한 대뿐이었다. 이씨는 “차를 물색하는 데 일주일 걸렸다”며 “미국 시장에선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츠마저 옵션이 빈약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미국에선 후방 카메라 같은 편의장치를 장착한 자동차를 찾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소비자들이 편의장치 옵션을 외면하다 보니 자동차 업체에서 굳이 옵션 장착 제품을 내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퀴잠금 방지 제동장치(ABS)와 에어백 같은 안전 관련 장치를 놓고 보면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어지간한 승용차엔 대부분 운전석·조수석 에어백과 ABS가 기본사양으로 장착돼 있다. 게다가 측면 충돌사고나 차체 전복사고 때 승객의 머리 부분을 보호해주는 측면 커튼 에어백이 소형차에 기본사양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미국 수출용 베르나(수출명 액센트)의 경우 ABS는 선택사양이지만 측면 커튼 에어백은 기본사양이다.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의 미 수출용 4개 모델은 모두 ABS와 운전석·조수석 에어백은 물론 측면 커튼 에어백을 기본사양으로 제공한다. 내수용 아반떼에선 커튼 에어백을 달려면 최고급 모델을 선택해야 하는 것과 다르다. 또 기아자동차의 미국 수출용 리오와 로체(수출명 옵티마)도 측면 커튼 에어백이 기본사양으로 돼 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고가의 편의장치를 파는 데만 골몰해 있다”며 “안전 관련 옵션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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