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바꿔야할 공항 운영체계 유럽식 기업정신 도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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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적어도 유럽의 공항(空港)은 더 이상 정부의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는 「부담스런」 교통시설이 아니다.스키폴공항은 로테르담港과 함께 네덜란드 물류산업육성의 중요 도구이자 막대한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시설이다.
공항 관리주체는 공단형태지만 공항 운영목표로 「수익성」을 가장 앞에 두고 있으며,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유럽 다른 공항들이 주춤하는 사이 2015년까지의 마스터플랜을 신속히 확정했다.주민동의를 얻어 소음 공해를 줄일 수 있는 제5활주로를 신설하는 등 적어도 20년동안은 시설수용능력이 충분할 정도로 공항을 확장하고 있다.공항당국은 이같은 장기계획을 「세일」하고 있다.즉,장기적인 「시설여유」를 내세워 세계 유수 항공사들을 유치하려 노력중이다.정부와 공항당국이 공동목표를 가지고 시장개척을 위해 함께 뛰는 「기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승객수송은 유럽에서 두번째,화물수송에서는 첫번째 가는 공항이다.유럽대륙 중심에 위치하고 주변에 많은 산업중심지가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과 이용자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때문에 이용도가 계속 높 아지고 있다.
특히 자동화된 컨베이어 수화물 처리시설은 세계 유일의 장치다.
도착승객의 수화물 처리를 위해 지상조업회사가 「항공기 도착 10분전」(TMO:Ten Minutes Out)수화물 운반에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게이트에 배치하는 신속성을 자랑하고 있다.
환승 승객의 짐은 도착~출발시간이 「45분 여유」만 있으면 틀림없이 옮겨진다.「Cargo City」라는 복합화물처리시설을 운영해 항공사.운송주선업자등 관련 기업에 업무편의를 제공하기도한다. 유럽 각국의 공항이 이처럼 기업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공항들은 아직도 너무 「경직」된 운영체계를 갖고 있다.완전한 민영화는 힘들더라도 장기공항계획의 독립성,인사.예산 등의 자율성,부대사업 개발 등의 권한 부여,일정기간 운 영책임을 묻는 책임경영제도 등은 시급히 도입해야 할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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