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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콘텐트 중요성은 불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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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사진=SBS 제공]

“할리우드에서 영화 한 편 만드는데 순제작비가 평균 6600만 달러(약 660억원), 마케팅과 홍보비용이 평균 3500만 달러(약 350억원) 듭니다. 영화 한 편 내놓는 데 1억 달러(약 1000억원) 가까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영화관에서 개봉하기도 전에 너도 나도 불법 다운로드를 받아 공짜로 본다면 창작자와 제작자는 얼마나 절망스러울까요. 불법 다운로드는 예술작품을 도적질하고 창작의욕을 꺾는 행위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정부는 지적 노동의 결과물을 보호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6일 내한한 섬너 레드스톤(84·사진) 바이어컴 그룹 회장은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에 대한 위협은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부터 서울의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SBS 주최로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8’ 기조연설에서다. 이날 그는 ‘미디어 변화와 항상성(The only constant is change. But even in change, there are constants)’이라는 제목으로 40여 분간 연설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인 그는 1954년 아버지가 하던 자동차극장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를 도입했고, 87년에는 전국적 케이블 네트워크를 보유한 바이어컴을 인수하는 등 남보다 미래를 한 발 앞서 내다보는 경영 감각을 보여줬다. 이어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CBS 방송을 차례로 인수합병하면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등과 함께 미디어 분야 3대 거물로 꼽힌다.

레드스톤 회장은 방송통신융합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절대 변하지 않을 제1의 ‘상수’로 ‘콘텐트’를 꼽았다. “변하지 않는 건 흡인력 있는 콘텐트의 중요성과 가치입니다. 어떤 매체를 이용하건간에 소비자들은 좋은 콘텐트를 원합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콘텐트는 미래의 왕입니다.”

그는 한국 문화창작자들의 콘텐트 생산 능력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아시아의 콘텐트 공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대중음악·애니메이션·비디오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아시아를 휩쓸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점차 서구로도 향하고 있습니다. MTV의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이 한국에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바이어컴은 과거 한국 IT 업계의 경쟁력을 인정해 게임업체 넥슨, 포털업체 다음 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 포털업체 NHN과 협력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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