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진통겪은 韓.美 자동차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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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韓美간 자동차협상은 타결 직전까지 예측을 불허케했던 숨가쁜 드라마였다.
양측이 최대 현안이었던 자동차세 문제에 이견을 좁히고 합의문초안 작성에 들어간 시간은 27일(현지시간)오후4시30분쯤.
그러나 문안작성 과정에서 미국은 조항마다 이행 「담보 장치」를 요구,한국측을 당황케 했다.
이에 우리측은 급히 서울에 훈령을 요청한 후 잠정 휴회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훈령이 쉽게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던 오후9시30분쯤 美무역대표부(USTR)에서 대사관으로 급히전화연락이 왔다.
내용인즉 『美무역대표부가 오늘 시행키로 한 슈퍼301조 지정대상 발표는 시한을 넘길 수 없는 법적 규정』이라며 『오늘 자정까지 한국이 결과를 알려주지 않으면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지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사실상 최 후 통첩이나 마찬가지였다.우리 대표단은 다시 이 사실을 서울에 긴급히 알리고훈령을 기다렸으나 이번 역시 자정이 지나도록 본부로부터 아무런통고가 없었다는 것.
대표단이 조바심을 내고 있던 밤12시5분쯤 미국측에서 뜻밖의통보가 다시 왔다.「28일 새벽 마지막으로 한국의 박건우(朴健雨)대사와 무역대표부 바셰프스키 부대표가 USTR에서 만나 담판을 짓자」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朴대사를 비롯,대표단 일행 전원이 오전7시 무역대표부로 갔으며 양측은 朴대사와 바셰프스키 부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다.
이같은 새벽 협상을 통해 양측은 결국 합의점을 찾게 됐고 한국의 한영수대표와 미국의 크리스티나 런드대표는 오전8시30분 합의문에 가서명함으로써 10여일에 걸친 마라톤협상의 막을 내렸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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