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길따라세월따라>양양 자연산 송이버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그윽한 향기와 맛이 그만인 「버섯 중의 버섯」 자연산 송이 철이 돌아왔다.
자연산 송이는 태백산맥과 지리산 일대 산 중턱에서 자라는 고소득 임산물.따라서 산지가 강원도 고성.양양.홍천.횡성.강릉.
삼척,경북 울진.봉화.문경.영주.청송.포항,경남 거창.산청,전북 진안 등이 주산지.
이같이 다양한 송이 산지 중에서도 양양산 송이는 다른 지방의송이보다 향기와 맛이 더 뛰어나 상인들이 한금을 더 쳐줄 만큼인기가 있다.
40여년을 이 고장에서 송이를 캐온 황영석(黃榮石.57)씨는『양양지역의 토질이 사질 양토로 송이가 자라기에 알맞은데다 송이가 나오는 철인 다음달 초순까지 일교차가 섭씨 13도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1등품 양양 송이의 비결을 나름대로 설명했다. 송이가 농민들의 효자노릇을 하게 된 것은 70년대 들어일본 수출 길이 열리면서부터.
이때부터 매년 가을이 되면 새벽마다 송이 채취인들이 자신만이아는 곳으로 몰래 채취하러 나간다.송이는 발견하기도 어렵거니와한번 캐낸 언저리에서 또 자라나는 특성 때문에 채취자들은 대부분 단독으로 산에 오른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자연산 송이가 나는 자리는 딸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송이 채취가 농가의 소득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채취인마다 산을 임대하는 바람에 예전처럼 함부로 송이를 채취하는 것은 흘러간 얘기가 돼버렸다.
이렇게 어렵사리 채취된 송이는 전국의 40개 임업협동조합에서그날그날 수집해 매일 오후5시30분 입찰과정을 거쳐 다음날 아침 항공편으로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인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수년 전부터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송이 관광상품이 등장하고 있다.수안보 온천이나 설악산 등 관광코스와 송이 채취를 연계한 이들 송이관광상품은 현재 20여 여행사가 취급하고 있다.
대개 2박3일 코스로 송이를 직접 채취하거나 구입 하고 관광도하는 송이 관광상품의 가격은 7만~8만엔선.
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사람들도 송이 맛을 조금씩 보고 있지만 올해는 송이가 풍작을 이룬데다 일본이 중국.북한산 송이를대량으로 수입하는 바람에 송이 값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요즘이야말로 일반인들이 송이를 즐길 수 있는 적기다.
대개 송이 산지의 시가지에는 약초상들이 송이를 수집해 일반인들에게 팔고 있다.양양지역에도 읍내 10여군데 약초상들이 송이를판매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서울 남대문시장 가격의 반값이면 신선한 송이를 구입할 수 있다.
양양임업협동조합의 이완섭(李完燮.46)상무는 『지난해 가뭄에의한 흉작으로 송이 상품(上品)1㎏이 한때 5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며 『올해는 이곳 약초상에서 상품 1㎏을 5만5천~6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양으로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로 강릉까지 와 7번 국도를 타고 속초 방향으로 50분쯤 거슬러 올라가거나 44번 국도로 양평.홍천 등을 거쳐 한계령을 넘어 동해안까지 내달으면 된다.
襄陽=高昌護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