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유전자 과장되게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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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논란을 촉발시킨 논문의 저자인 김용선(사진) 한림대 의과대학장이 4일 해외로 출국했다.

김 학장의 비서인 김주영씨는 “김 학장께서 오늘 연구소(한림대 의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업무차 핀란드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학장이) ‘언론이 논문 내용을 본인의 의사와 달리 과장되게 표현한 부분이 있어서 곤욕을 많이 치렀다’며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해외로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윤배연 교학과장은 “김 학장이 유럽 병원과의 국제교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주 일정으로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의 고위 관계자나 연구소 관계자들은 김 학장의 출국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림대 최수영 부총장은 “(김 학장과) 연락이 안 된다. 연휴를 맞아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구소의 김 학장 연구실 소속인 김보현 박사는 “휴일이라 교수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2004년 5월 유전자 관련 해외 학술지인 ‘저널 오브 휴먼 제네틱스’에 ‘한국인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의 다형성질(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 gene in a Korean population)’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김 학장은 건강한 한국인 529명의 ‘프리온’ 유전자를 분석했다. 프리온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그 결과 한국인의 94.3%가 MM(메티오닌-메티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영국은 인구의 약 40%가 메티오닌-메티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한 방송사는 이 논문을 근거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주장해 광우병 논란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방송 이후 본지는 수차례 김 학장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창규·김은하 기자

◇김용선 교수=광우병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78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유학했다. 뉴욕 스테이트아일랜드 뇌질환연구소에서 광우병 연구팀에 합류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과 관련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95년에는 한림과학원 소속의 환경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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