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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자지러지는 법정 코믹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0호 09면

‘샤크’ ‘클로저’ ‘미디엄’ ‘로 앤 오더’ ‘데미지스’ 등 바야흐로 법정·수사 드라마의 전성시대다. 소재가 된 직업도 검사·변호사·배심원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전통적으로 변호사들의 입담을 소재로 하고 있는 드라마가 바로 ‘보스턴 리걸’이다.

문은실의 미드열전 <21> 보스턴 리걸

배우 미셸 파이퍼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보스턴 리걸’의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E 켈리는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호사의 세계로구나’ 싶은 상황을 기지 넘치고 재기발랄한 각본에다 뒹굴다 자지러질 수밖에 없는 황당무계한 설득력으로 그려낸다.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온갖 비리와 음모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의 세계에서 오직 창의력과 말솜씨로만 승부를 보는 정통 변호사들의 요지경을 보고 있자면, 정말 어찌나 깜찍하고 야무진지 ‘참 잘했어요’ 하며 그 입을 한 대 톡 건드려 주고 싶을 정도다.

‘보스턴 리걸’은 켈리가 ‘앨리 맥빌’에서 선보였던 코믹함에서 몇 곱절 더 나아간 완성형이라 하겠다. 어이없을 정도로 엉뚱한 캐릭터들이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기가 찬 궤변론으로 세상을 해석했던 방식 말이다.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쓰루가 ‘터치’에서 ‘H2’에 이르면서 완벽한 열혈 청춘 스포츠 만화의 완성본을 만들어냈듯 켈리 역시 ‘앨리 맥빌’을 거쳐 ‘보스턴 리걸’에서 법정 코믹물이라는 장르의 완성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다치가 만화인지 현실인지 혼동될 만큼 만화가 자신을 등장시키기도 하면서 만화 속에서 장난을 치듯 ‘보스턴 리걸’의 제작진 역시 드라마가 픽션인지 논픽션인지를 모르게 넘나들면서 비슷한 장난을 치는 것이다. 바로 그 장치가 강도 높은 웃음을 유발한다.

드라마 출연 이래 각종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는 제임스 스페이더 분의 앨런 쇼어와 저 옛날 ‘스타트렉’의 선장님 커크 역을 했던 윌리엄 섀트너, 이 골수 민주당원과 골수 공화당원의 끝도 없는 ‘꼴통’ 행각과 우정도 볼 만하다. 미국 현지에서는 현재 네 번째 시즌이 끝나가는 중이며, 국내에서는 케이블 방송을 통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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