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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월터스, 30년 만의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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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터뷰의 여왕’이라 불리는 미국의 유명 방송 진행자 바버라 월터스(79·사진右)가 30여 년 전 유부남 흑인 정치인과의 부적절한 연애사를 고백했다. 미국에서 흑인으로선 첫 민선 상원의원에 올랐던 에드워드 브룩(89·사진左)이 상대다.

월터스는 1970년대 수년간 지속됐던 이 관계에 대해 이달 초 미국에서 발간될 자신의 회고록 『오디션』에 털어놓았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는 ‘오프라 윈프리 쇼’를 녹화하는 자리에서 이 관계를 고백하고 “브룩은 함께 있으면 신나고, 영민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월터스의 고백이 담긴 윈프리 쇼는 6일(현지시간) 방영될 예정이다.

윈프리가 “(브룩 전 의원과) 사랑에 빠졌던 거냐”고 묻자 월터스는 “내가 그에게 홀딱 반해 있었던 건 분명하다. 워싱턴에서 그와 함께했던 시간은 매우 즐거웠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계를 지속하면 둘 다 파멸할 수 있으니 이쯤에서 끝내라”는 친구의 충고를 받아들여 고민 끝에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덧붙였다. 월터스는 63년 두 번째 결혼을 했으며 76년 이혼했다.

월터스는 당시 NBC의 간판 프로그램인 ‘투데이 쇼’의 떠오르는 샛별로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를 비롯한 쟁쟁한 인사들을 도전적으로 인터뷰해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 후 미국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ABC 방송 저녁 뉴스 메인 앵커 자리를 차지했다. 그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99년에 단독 인터뷰를 한 내용은 7400만 시청자를 그러모아 인터뷰로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브룩 전 의원은 매사추세츠주 출신의 온건파 공화당원으로, 67년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했으며 상대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며 재선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첫 부인과의 결혼이 파경을 맞으면서 불운이 겹쳐 78년 세 번째 선거에선 고배를 마셨다. 월터스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자신과 브룩 전 의원의 관계는 78년 선거 이전에 끝났다고 했다.

브룩 전 의원은 그 후 재혼해 현재 마이애미에서 두 번째 부인과 살고 있다.월터스의 고백에 대한 브룩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월터스는 그 뒤 한 번의 이혼을 더 겪은 뒤 92년부터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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