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혁신과 과제 한국해양대 김순갑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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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이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통합을 하거나 이전을 추진하는가 하면 인기 없는 학과를 없애는 등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경쟁력을 높이려는 지역 대학들의 '혁신과 과제'를 총장을 통해 짚어본다.

한국해양대는 대학 구조개혁의 격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 캠퍼스'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캠퍼스는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고, 울산캠퍼스는 지역의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대학을 키울 생각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지역경제에 타격을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순갑 총장은 "울산캠퍼스 추진은 학교와 지역경제가 공생하는 길"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한국해양대가 울산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측은 이전이 아니라고 하는데 울산캠퍼스의 성격은 무엇입니까.

"울산캠퍼스는 윈-윈 전략입니다. 해양관련 대학 등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부산에 남기고 나머지는 교육 수요가 많은 울산에 배치해 교육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부산.울산이 포함된 동남경제권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대학도 구조개혁에서 살아남으면서 지역경제도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입니다."

-울산캠퍼스를 추진하지 않으면 한국해양대학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입니까.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 따라 국립대는 2009년까지 정원의 15%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면 입학 정원이 1200명선으로 축소돼 이름뿐인 종합대학이 됩니다. 일반계열 중 다른 대학과 중복되는 학과가 있어 경쟁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중복 학과는 중복 인재를 배출하게 되고 결국 국가 차원의 낭비로 이어집니다."

-'투 캠퍼스'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입니까.

"부산의 학생정원은 현 수준을 유지합니다.교명도 고수할 것입니다. 60년 전통의 한국해양대의 브랜드 가치가 높고 단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울산 시민들도 이 부분을 이해하고 교명은 그대로 쓰는 것이 좋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명 변경 주장도 있지만 대세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학본부도 부산에 남습니다. 울산캠퍼스엔 행정관리본부를 둘 것입니다. 학생.교무.시설 관리 등을 총괄하는 행정조직이라고 보면 됩니다."

-부산캠퍼스를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울산캠퍼스로 옮겨갈 공대 등 일부 단과대학 부지와 동삼동 매립지(5만평)에 해양.수산 분야 산학연 연구.시설이 한데 모아 집니다. 학교에 한국조선기자재연구원을 설립했고 해양오염방제조합교육원을 유치해 내년 착공합니다. 해운.조선업체 연구소 등의 이전도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부산해사고도 내년 완공예정입니다.청소년해양문화센터 건립도 생각중입니다."

-울산캠퍼스가 조성되면 부산캠퍼스가 위축될 것으로 보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대학 전부가 이전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일부 단과대학이 울산으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부산에 해양.수산 집적단지(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의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으며 결국 우리의 참뜻을 알아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관종 기자<istorkim@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 부산 3개대, 울산 6개대 조성

한국해양대는 부산캠퍼스에 해사.해양과학기술.항만물류 등 3개 대학을,울산캠퍼스에는 6개 대학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캠퍼스에는 공과대학, 에너지.환경대학, 경영과학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교육과학대학,문화예술대학 등이 들어선다. 한국해양대는 앞으로 정부,울산시와 울산캠퍼스 조성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울산시국립대학설립준비위는 지난 2월 정부가 제시한 한국해양대의 울산 이전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3자 협의를 거쳐 울산캠퍼스 조성 계획이 확정되고 전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면 학교측과 울산시는 각각 학생.주민 등을 대상으로 최종 추인절차를 밟게 된다.

이르면 내년부터 부지매입.기본설계를 진행한 뒤 학교 신축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공사는 3~4년 걸릴 전망이다. 한국해양대 김명환 기획연구처장은 "정부의 예산이 집중적으로 지원될 경우 2010년께 울산캠퍼스 신입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캠퍼스 신입생은 2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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