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두 판 → 밥 한 공기, 하승진 살과의 전쟁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키 2m21.6cm. 국내 최장신 농구선수 하승진(23·KCC·사진)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일상고 시절 피자 두 판을 그 자리에서 뚝딱 먹어치웠을 만큼 대식가지만 요즘엔 작은 공기밥 하나로 식사를 끝낸다. 정 배가 고프면 양상추와 야채로 허기를 달랜다. 그 결과 2월 초 160㎏에 가깝던 몸무게가 석 달 만에 149㎏으로 빠졌다. 하승진의 훈련을 돕고 있는 남혜주 트레이너는 “138㎏까지 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승진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은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몸무게가 140kg 아래로 빠졌을 때 경기력이 가장 좋았다는 게 본인과 주변의 진단이다.

하승진은 2004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고 국내 선수 중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 섰지만 두 시즌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스피드가 느린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래서 하승진은 오는 10월 개막하는 프로농구 2008~2009시즌을 앞두고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묵묵히 땀을 흘린다. 풀어진 근육을 강화시키고 신체 밸런스를 최적화하기 위한 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밸런스가 잡히지 않은 탓에 달리기 훈련은 하지 않는다. 하승진은 “지난겨울 처음으로 국내 농구를 눈여겨봤는데 한국 프로농구(KBL)가 무척 빠르더라. 속도만큼은 NBA에 뒤지지 않았다”며 “다음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선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7월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국가대표로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도 스피드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동부의 포워드형 센터 김주성에 대해서는 “주성이 형에겐 배울 점이 많다. 내가 주성이형에 비해 앞서는 것은 큰 키와 어린 나이뿐”이라 고 말했다.

채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