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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예술촌이 끌고 … 아트페어가 밀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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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달 24∼28일 베이징 도심의 중국국제무역중심(CWTC)엔 세계 미술계 관계자들이 몰렸다. 중국 아트페어 중 가장 오랜 제5회 국제화랑박람회(CIGE·사진) 참석자들이다. 고미술품이 활기차게 거래되던 자더 경매 현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중국 토착 컬렉터들이 중심인 경매와 달리 이곳은 젊고, 국제적인 분위기다. 아시아 위주로 영국·미국·스페인 등 22개국 80개 화랑이 참여했다. 한국 화랑은 아트싸이드·표갤러리·샘터화랑 등 10곳, 대부분 중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화랑들이다.

여기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다산쯔(大山子) 798 예술지구는 원래 버려진 무기 공장 지대, 임대료가 싸서 전위 작가들이 작업실로 쓰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미술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외국 화랑들이 진출했다. 갤러리, 카페가 계속해서 새로 오픈한다. 중국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다루는 ‘국제 예술촌’이기 때문에 세계 미술의 흐름을 탈 수 있는 곳이다. 1년 전 이곳에 지점을 낸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싸이드 이동재 대표는 “798 지역에서 전시를 열면 세계 각국의 미술계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가 생긴다. 즉석에서 작가들의 전시 섭외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을 철거하고 고층 빌딩을 지을 계획이던 중국 정부도, 예술촌이 자리를 잡자 생각을 바꿨다. 현재 이곳은 올림픽을 앞두고 도로 등 기반 시설 정비가 한창이다. 다산쯔에 바로 이웃한 차오창디(草場地) 예술동구에도 스위스의 얼스마일리 갤러리, 일본의 미즈마 아트 갤러리, 한국의 PKM 갤러리와 두아트 베이징, 한지연 당대공간이 입주해 있다.

고미술품 위주의 경매부터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아트페어, 그리고 외국계 화랑이 이끄는 예술촌까지. 베이징 도심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중국 현대미술의 세계화 현장이다.

글·사진=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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