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왜 YS격렬 비난하나-"만나자"에 답없자 불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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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16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정권말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이날 발언강도는 최근들어 가장 거센 것이어서 심상치 않은 파란을 예고했다.金총재는 가장 먼저 현정부의 지역차별정책을 꼬집었다.
그는 『金대통령을 위시해 기무사령관.각군 사령관.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등 물샐 틈 없이 한 고등학교가 완전히 장악하고있다』고 비난했다.
조선시대에도 서북.호남.영남인을 차례로 제거하고 기호지방만 남았고,나중에는 외척까지 설쳐 집권 기반을 스스로 좁히는 바람에 나라가 망했는데 『이 정권이 바로 그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의 세대교체 주장에 대해서도 『3金이 있어 나라가 망하는듯이 얘기하는데 자기가 물러나면서 그런 얘기하면 몰라도 자기는 그대로 있으면서 남들만 나가라고 하니 말이 되느냐』고 반격했다.그는 또 『5.18을 눈감아주고 어떻게 문 민정부라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金총재는 이런 김영삼정권의 「말기적 현상」은 국민회의에 대한공포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金총재의 불편한 감정은 무엇보다 영수회담 제의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때문인 것같다.한 의원은 『청와대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전달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金총재가 『(金대통령이)그렇게 우리에게 자신이 없는지 모르지만 신경 안 쓴다』면 서 『안 만나면 안 만나는대로 정부는 그 대가를 안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추측이다.
金총재는 또 『쓸데 없이 포악하거나 잘 하는 것을 방해하지는않겠지만 과거처럼 들러리 노릇은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민회의를 겨냥한 사정도 감정을 격화시킨 한 요인이다.
한 측근은 최근 자신들에 대한 집중적인 내사를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단순히 최낙도(崔洛道)의원 사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金총재도 『검찰권.공안권을 남용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절대 실수해서는 안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런 강공에도 불구하고 金총재는 아직 양김(兩金)회동에 대한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그러나 청와대는 양김회동에 부정적이어서 정기국회에서 폭로전을 포함한 한판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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