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나눔공동체] ‘아름다운 다름’ 하나 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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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과의 소통-다문화 자원봉사’라는 주제로 열린 2008 세계청소년 자원봉사 주간(GYSD)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다문화 체험을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날 행사에는 지역 내 다문화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가,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세계 청소년 자원봉사의 날’(GYSD· Global Youth Service Day)은 매년 4월 둘째 주 토요일에 전 세계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다.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의 주체가 된다는 게 특징으로, 2000년 세계 27개국 청소년이 참가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GYSD 부산 행사는 ‘제15회 자원봉사 대축제’의 사전 이벤트로 열렸다. GYSD는 지난해까지는 학교 방문 지도 등 소규모로 진행됐다.

부산시 연제구 온천천에서 열린 ‘2008 부산 세계 청소년 자원봉사 주간(GYSD)’ 행사에 참가한 다문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물놀이를 배우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김남규 중앙일보 대학생NGO 기자]


그 결과 ‘직접 찾아가는 봉사’를 통한 성과가 적지 않았으나, 올해부터는 시민들과 함께 어울릴 목적으로 이와 같은 야외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행사가 진행된 온천천 일대는 주말에만 1000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공원이어서 주최측은 큰 홍보 효과를 기대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 의상 입기, 여러 나라 국기 그리기, 한국 악기 체험, 모국어 알리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열려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솜사탕을 만들어 주는 부스는 어린이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이날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직접 사물놀이에 참가한 러시아 출신 올가(37·여)는 “한국에 온 지 13년이나 됐지만 오늘과 같은 행사를 체험하기는 처음”이라며 “특히 아이들이 더 좋아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가와 같은 다문화 가족 뿐 아니라 동아대 봉사동아리 누리보듬 봉사단, 부산국제외국어고교 유네스코 봉사단, 아시아공동체 소속 청소년들이 행사 진행을 거들어 이날의 풍성함을 더했다.

국기 그리기 프로그램의 도우미로 활약한 동아대 4학년 이수진(23·여)씨는 “친구들과 다른 외모로 놀림받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한국어 교육일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자들의 진지한 노력 덕분일까. 행사 효과는 현장에서부터 금방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시아공동체학교 4학년 이진호(11)군이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참가 소감을 밝혔다. “우리 엄마가 외국(네팔) 사람인 게 자랑스러워요. 저를 다른 친구들과 달리 특별하게 낳아 줬잖아요.” 

김형원 중앙일보 대학생NGO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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