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8일 만에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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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서울·평양에 상주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제안에 대해 26일 “북남 관계 악화의 책임을 회피하며 여론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한 얕은 수”라고 공개 거부했다. 이 대통령이 방미 때 제안한 지 꼭 8일 만이다.

노동신문은 논평 형식으로 “(연락사무소 제안이)새것이 아니며 이미 오래전에 남조선 선임자들이 분열을 영구화하기 위한 방패로 들고 나온 것으로 오물장에 처박힌 것”이라며 “반통일 골동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명박 패당은 미국을 등에 업고 반공화국 대결을 정책화하면서 6·15 이후 북남 사이에 이룩된 모든 것을 뒤엎으려 한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 대통령에도 대해서도 “일자 무식쟁이” “정치 몽유병환자” “얼뜨기” 등의 표현까지 하며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북한의 통일신보도 이날 연락사무소 제안을 “한갓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북측의 거부 의사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연락사무소는 진정성이 있고 실질적인 남북 대화·협력을 위한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구상한 것”이라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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