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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기부자 누구 … 디자이너 지춘희씨, 나경원 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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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낙산사 주지인 정념스님은 정치권에도 널리 알려진 스님이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정념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정념 스님이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과 민주당 이인영 의원에게 매달 20만원씩 8개월간 후원했다. 각각 160만원씩이다. 정념스님은 2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책을 잘하는 의원들이어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불교계에선 “이 의원의 경우 모친이 스님과 친분이 있었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불자 의원인 주 의원과 정념스님이 평소 왕래가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경기도 시흥의 소망교회 이정현 담임목사도 지난해 지역구(시흥을) 의원인 민주당 조정식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중앙선관위가 25일 공개한 ‘2007년도 120만원 이상 정치후원금 기부자 명단’엔 이처럼 이색 기부자들이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에겐 ‘미모의 여성 정치인’이란 수식어가 붙곤 한다. 그의 후원자 리스트엔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지춘희씨가 들어있었다. 지난해 100만원씩 두 차례 후원했다. 나 의원은 “평소 아는 분”이라며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학고재 출판사 우찬규 대표는 민주당 김현미·우상호·노웅래·우제창 의원에게 매달 2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 우 대표는 “두 명의 우 의원은 같은 ‘우’씨 성이어서 일가 모임을 함께 한다. 노 의원과 김 의원과도 잘 아는 사이”라며 “이번에 우제창 의원만 당선되고 나머지 셋이 낙선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탤런트 임현식씨는 문화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정동채 의원에게 300만원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같은 당의 이해찬 의원에게 500만원을 각각 후원했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은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에게 200만원을,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여성 골퍼인 고우순씨는 같은 당 정종복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최근 구설에 올랐던 사람도 기부자 리스트에 올랐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인 양정례 당선인의 모친으로 돈 공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애씨가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친박근혜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에게 300만원을 후원했다. 건풍건설 대표인 그는 직업란에 ‘자영업’이라고 적었다. 김무성 의원 측은 “그때는 누군지도 모르고 받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자문위원 신분으로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한나라당 임태희·박승환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을 후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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