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 추석성묘길 렙토스피라 감염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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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 추석성묘는 특히 건강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집중호우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렙토스피라와 유행성출혈열등 물난리후 창궐하기 쉬운 전염병 감염이 우려되며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이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本紙 5일字 17面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렙토스피라와 유행성출혈열은 해마다 이맘때쯤 발생하는 풍토병으로 주로 홍수뒤 집중발생하는 특징을 지닌다.
렙토스피라의 경우 평년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던 환자수가 홍수가 있었던 87,90년은 각각 5백명과 1백40명으로 크게 늘었다. 고열.근육통등 초기엔 감기몸살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신출혈과 핍뇨(乏尿).구토.폐렴등 심각한 전신소견을 나타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둘다 야생쥐의 배설물에서 비롯되며 이들 질환이 홍수 뒤 유행하는 이유도 오염된 쥐의 배설물이 흘러넘친 물을 따라 곳곳으로확산되기 때문이다.
감염경로는 서로 다르다.
렙토스피라가 물이 고인 지역을 맨발로 걷거나 벼를 일으켜세울때 긁힌 상처를 통해 감염된다면 유행성출혈열은 논둑이나 잔디등에 묻어있던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된다.
따라서 이들 질환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웅덩이를 맨발로 걷는다거나 풀밭에 함부로 드러눕지 않는 것이다.
동면준비를 위해 먹이사냥에 혈안이 된 뱀이나 벌도 성묘길 뜻밖에 낭패를 보기 쉬운 복병들이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간단한 응급처치법 정도는 미리 알아두는것이 좋다.가장 중요한 것은 흥분하지 말고 절대안정을 취하는 것. 물린 부위를 칼로 베고 피를 빨거나 지혈대를 대는 전통적인 응급처치방식은 상처를 자극하고 환자의 흥분만 조장해 오히려뱀독의 순환을 촉진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상처부위는 될 수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심장보다 낮게 자세를유지한 뒤 빨리 병원으로 후송해 抗독소주사를 맞히는 것이 좋다. 벌에 쏘일 경우 대개는 괜찮지만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쇼크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호흡이 답답하고 전신에 땀이 나며 맥박이 빨라지고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쇼크증상이므로 이땐 가능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아드레날린주사등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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