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난 미술품·문화재 2400여 점 회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진경산수(眞景山水)’를 완성한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산수화(사진) 등 도난당했던 미술품과 문화재 2400여 점이 돌아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중 고택과 향교 등을 돌아다니며 미술품과 고문서, 민속자료를 훔친 혐의 로 김모(52)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훔친 미술품을 사들인 혐의(장물 취득)로 고미술상 권모(48)씨 등 6명도 함께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역대 최대 규모의 문화재 절도로 구속된 6명의 공범들이다. 경찰은 당시 도난당한 작품 중 2100여 점을 회수했고, 이번에 추가로 2400여 점을 찾은 것이다.

이번에 회수된 작품 중에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 남농 허건의 ‘죽림유가도’, 소정 변관식의 산수화 등 예술적 가치가 높은 명작이 많이 포함돼 있다. 구한말 유림 항일지사인 눌재 김병린 선생과 우헌 이현섭 선생의 친필 편지,구한말 의병장 기우만 선생의 친필 통문 등 사료 가치가 높은 고문서도 함께 돌아왔다. 운보 김기창의 판화 ‘88호랑이’, 박수근의 목판화 ‘고목과 두 여인’ 등 거장들의 미술품도 찾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북 고창 무장향교, 김해 김씨 대종가 등 100여 개의 고택과 향교 등에 침입해 미술품과 고문서 등 4600여 점을 훔친 뒤 몰래 판 혐의다. 김씨 등은 지난해 경찰에게 공범들이 적발돼 훔친 작품과 문화재를 팔기 어려워지자 대부분 집이나 창고에 숨겨두고 있었다. 작품들은 둘둘 말거나 포장이 찢겨진 채 보관돼 색깔이 벗겨지는 등 일부 훼손되기도 했다.

박유미·홍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