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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꿈꾼다면 CQ부터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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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기업들이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재공급 속도보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수요가 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방한한 인재자문회사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의 제리 데이비스(50·사진)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세계 경제의 급속한 성장이 인재부족 현상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급으로 가면 더욱 뚜렷해져, 기업들 간에 치열한 인재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재가 왜 부족한가.

“전체 인구는 늘지만, 일하는 사람은 늘지 않고 있다. 경제대국에서 특히 그렇다. 중국과 인도에선 인재수요가 많다. 중국의 경우 7만5000명의 임원이 부족하다는 보고가 있다. 매년 인재가 30%씩 늘어도 10년간은 공급이 달린다는 계산이다. 기업 성패가 인재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족한 인재를 어떻게 채우나.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됐듯이 인재도 단일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외국 인재를 받아들이는 게 불가피하다. 닛산·미쓰비시·소니 같은 일본 기업들은 최근 모두 외국인 CEO를 영입했다. 이런 트렌드는 하위 직급까지 확산될 것이다.”

-한국도 외국인 CEO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외국 인재를 대부분 서울 본사에 앉혀놨더라. 해외 현지시장과 문화를 잘 아는 외국인 인재에게 현지 책임을 맡겨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인재가 떠나면 기업으로선 손해이겠다.

“인재유지는 영입 못지않게 중요하다. 현재 20대인 인력이 38세가 될 때까지 14개의 일자리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치도 있다. 직원을 붙잡기 위해선 급여·복지 같은 보상도 중요하지만, 커리어 개발이 더 효과적이다.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하도록 직무와 근무지를 적절히 바꿔 주는 것이다.”

-만나본 CEO들의 공통된 자질은.

“결정력이 좋고 에너지가 넘친다. 양질의 교육을 받았고 자존심이 강하다. 비전을 갖고 있으며 포용력이 있다. 좌절을 잘 받아들이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탄력이 좋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다. 자신과 회사 가치를 동일시한다.”

-글로벌 CEO가 갖춰야 할 덕목은.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다음으로 CQ(문화지수: Cultural Quotient)를 꼽겠다. 다문화적인 상황을 관리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기업이 세계 각국에 진출해 사업하고 다국적 인력과 일하게 되면서 글로벌 리더십이 강조된다.”

-CQ는 어떻게 키우나.

“커리어 초반부에 나라 밖에서 여러 경험을 쌓아야 한다. 글로벌 경험을 가진 인재가 점점 더 대접받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도 외국 인재를 데려온다는데.

“영입한 인재를 활용할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 고용 이후 업무수행이 정상화되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살펴야 한다. 기존 관료조직과의 조화, 내부의 지지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박현영 기자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Heidrik&Struggles)=리더십 자문과 CEO급 헤드헌팅 전문회사다. 1953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업, 현재 34개국에 70개 현지법인을 뒀다. 지난해 5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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