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공기,독도까지 날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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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충남대 연구팀이 20일 울진군 비상활주로에서 아리스스톰이 독도 왕복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기념 촬영했다. 가운데 앉아 있는 세 사람 중 맨 오른쪽이 이기성 박사. [이기성 박사 제공]

국내 기술로 만든 무인항공기가 400㎞가 넘는 독도 왕복비행에 성공했다.

충남대 전기공학과 무인항공기팀 에어게이트(www.air-gate.co.kr)와 이 대학 창업벤처 NES는 과학의 날을 맞아 20일 울진군 죽변면 비상활주로에서 무인항공기 아리스스톰(ARIS-STORM)을 이륙시켜 독도까지 왕복비행, 항공 사진촬영 임무를 마쳤다.

울진에서 이날 오전 10시 5분에 떠난 항공기는 약 220㎞ 떨어진 독도에 12시 35분 도착, 3차례 동도와 서도를 선회 비행하며 300여 m 상공에서 독도를 찍었다. 울진에 다시 돌아온 시각은 오후 2시 40분.

아리스스톰은 이날 4시간 35분동안 450㎞를 왕복했다. 무인항공기가 독도 왕복은 물론 이 같은 초장거리를 비행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아리스스톰은 순수 국내 기술과 국산 장비로 만들어졌다. 날개 길이 2.9m에 무게 11.2㎏이며 내부에 연료 10ℓ와 4마력 엔진, 항법센서·GPS·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최대 항속거리는 700㎞. 특히 무인항공기의 핵심 기술인 비행 제어컴퓨터와 항법센서는 충남대가 직접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독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1년동안 200여 시간을 시험비행하는 등 준비를 해 왔다.

독도 프로젝트를 현장 지휘한 NES 이기성(43·공학박사) 수석연구원은 “아리스스톰이 아무런 기체 손상 없이 출발지로 되돌아왔다”며 “이번 성공은 한국의 기술이 무인항공기 분야에서도 세계 수준임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현재 아리스스톰의 블랙박스와 카메라를 회수해 이번 비행 기록과 촬영사진을 판독 중이다.

이번 비행을 독도로 잡은 것은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국산 장비 만을 이용한 무인항공기를 띄움으로써 독도가 한국 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또 순수 국내 기술로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를 감시, 정찰할 수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마련됐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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