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6각수"신곡"흥보가 기가 막혀"-판소리 랩 접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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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요계에 「판 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판 랩」은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랩 음악에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접합시켜 「판소리+랩 음악」을 약칭한 것.
「판 랩」 바람의 주인공은 지난 6일 열렸던 95 MBC강변가요제에서 『흥보가 기가 막혀』라는 노래로 금상.인기상을 차지하며 등장한 그룹 「6각수」.
신흥전문대생인 도중운(21).조성환(20)등 듀엣으로 구성된「6각수」는 신나는 리듬과 발빠른 가사 전달로 짜여진 랩 음악이 우리 고유의 판소리의 요소와 비슷하다는데 착안,판소리 『흥보가』의 가사를 각색해 새로운 장르 「판 랩」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한국적인 랩 음악」을 선언한 이들은 익살끼 넘치는 『흥보가』의 가사에 정통 랩 음악의 리듬을 접목시켜 10대들은 물론 랩 음악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던 기성세대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랩 음악과 국악과의 접목은 그동안 여러번 시도됐으나 국악의 불규칙적인 리듬 때문에 댄스 음악인 「랩」과는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는 것이 음악인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그러나 「6각수」는 이러한 국악과 랩의 리듬 차이를 극복하기위해 템포를 극단적으로 빠르게 해야한다고 결론 짓고 이에 가장적합한 작품으로 해학적인 가사가 연달아 이어지는 『흥보가』를 선택했다.
첨단 악기와 녹음 장비를 이용해 치밀한 계산으로 편곡한 『흥보가 기가 막혀』는 흥보가의 해학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자연스럽게 댄스음악과 접목,새로운 혼성모방(패스티시)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작업에 대해 음악전문가들은 『국악과 서양음악의 근본적인 차이를 고도의 편곡.녹음 기술로 극복해낸 것』이라며 『댄스음악 뿐만 아니라 차분한 분위기의 발라드 음악에도 적용되는지 연구해볼 만하다』며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6각수」는 『우리 음악을 예전 그대로 남겨놓는다면 박물관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박제화된 음악이 된다』며 『신선한 감각으로 계속 변주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 랩」의 제작동기를 밝혔다.
「6각수」는 또 젊은이들이 국악하면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국악 가락을 신나는 댄스리듬으로 편곡한 음악을 제작할 계획이다.
「6각수」는 랩 음악 뿐만 아니라 리듬앤드블루스.솔 등 자신들이 좋아했던 외국 음악을 우리식으로 소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하겠다고 자신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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