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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출발한 일본, 180개 지자체가 재정 지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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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 12면

일본에선 산촌유학이 보편화돼 있다. 34년 전 교사이던 아오키는 도시 아이들이 지역 농가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빨래와 청소는 물론 농번기에는 일까지 돕도록 했다. 입시 지옥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자립정신과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희망하는 아이들이 늘어나자 산촌유학센터인 야사카센터를 만들었다. 이 운동은 ‘폐가가 된 농촌 살리기’란 윈-윈 효과를 낳았다. 현재 180개 지자체가 이 운동에 동참하며 운영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어린이 사고에 대비한 산촌유학협회보험까지 생겨났다.

산촌유학 자리 잡으려면

우리나라 산촌유학은 김용택 시인이 시작했다. 2006년 김 시인이 교사로 있던 덕치초등학교의 ‘섬진강 참 좋은 학교 프로젝트’ 실험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숙사를 지을 돈이 마땅치 않고 농가 하숙도 열악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사를 해야 한다. 현재 서울·인천·광주·대구 등 전국에서 유학온 12명의 학생이 주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후에 생긴 고산센터, 철딱서니학교, 한드미 마을은 마을회관 등을 기숙사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학생 모집과 프로그램 개발 등에 있어 ‘귀농운동본부’와 환경운동단체인 ‘생태산촌만들기모임’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 밖에 20곳의 농가가 이장 등 농촌 지도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방학을 이용해 캠프 형식의 단기 유학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곳은 현재 강원도 양양, 경남 함양, 경북 예천·경주, 울산 등이다. 전북 완주 고산 산촌유학센터의 조태경 센터장은 “올해 안에 산촌유학 협의체를 만들어 일본처럼 지자체나 교육청의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자체가 센터에 보조금 지급 등 도움을 주고 있는 곳은 강원도 양구와 전북 진안·무주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직은 시작단계여서 현지 교사와 주민들의 불만도 있다. 충북 단양에 살고 있는 서한울(12·대곡초)군은 “집중력이 약한 도시 학생들이 가끔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도 있다”며 “미리 자기가 머물 곳을 이해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조 센터장은 “도시 학생을 잘 이해해줄 수 있도록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생들도 서로 잘 어울릴 수 있게 대화를 유도한다”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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